샬 슈워젤이 우승이 확정된 순간 두손을 번쩍 들고 기뻐하고 있다.
말 그대로 ‘깜짝’ 역전우승이었다. 세계 최고 권위의 골프대회인 매스터스에 두 번째로 출전한 샬 슈워젤(26·남아공)이 그 모두의 예상을 깨고 ‘그린 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슈워젤은 10일 조지아주 어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35야드)에서 막을 내린 제75회 매스터스 대회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공동 2위로 4라운드를 시작했지만 팬들은 경기 초반까지 슈워젤의 우승은 쉽게 점칠 수 없었다. 전날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던 로리 맥킬로이(북아일랜드)가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애덤 스캇(호주)이 1위 자리를 빼앗아 파와 버디를 번갈아 잡아내는 안정된 플레이로 우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슈워젤은 꾸준히 타수를 줄이더니 마침내 막판 4홀 연속 버디쇼를 펼치며 역전 우승에 성공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마지막 버디 퍼팅을 마친 슈워젤은 양손을 들어 올리며 자축 세리머니를 펼쳤고, 함께 볼이 홀컵으로 빨려드는 장면을 지켜보던 갤러리들도 ‘깜짝 영웅’의 탄생을 기뻐하며 기립 박수를 보냈다.
동반 플레이어였던 최경주의 마지막 퍼팅을 기다리던 슈워젤의 눈가는 어느새 촉촉이 젖어들었다.
슈워젤은 PGA투어 대신 유럽 투어와 남아공의 선샤인 투어에서 주로 활동해 미국에서 그리 알려진 얼굴은 아니다. 4대 메이저 대회(매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에서도 탑10에 들었던 적이 한 차례도 없었고, 그나마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에서 공동 14위에 올랐던 게 최고 성적이었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출신인 슈워젤은 19살 때 프로에 입문해 이듬해부터 유럽 투어에 출전하면서 경력을 쌓았다. 2004년 12월 유럽투어 던힐 챔피언십에서 연장 승부 끝에 우승하며 프로 첫 승의 기쁨을 맛봤던 슈워젤은 올해 1월 유럽투어 요하네스버그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6승째를 챙기며 명성을 쌓았다.
하지만 메이저 대회와는 그리 인연이 없었다. 2003년부터 프로에 데뷔해 그해 브리티시오픈에 처음 출전했지만 컷 통과에 실패했고, 2006년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에서는 각각 공동 48위와 공동 22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지난해 4대 메이저 대회에 모두 나섰던 슈워젤은 매스터스에서 공동 30위를 차지하고, US오픈(공동 16위)과 브리티시오픈(공동 14위), PGA 챔피언십(공동 18위)에서 중상위권에 포진하면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 1월 유럽투어 요하네스버그 오픈 우승으로 시동을 건 슈워젤은 생애 두 번째 매스터스에서 역전 우승에 성공하며 생애 최고의 날을 맛봤다.
이날 우승으로 슈워젤은 개리 플레이어(1961년, 1974년, 1978년)와 트레버 이멜만(2008년)에 이어 세 번째로 매스터스 정상에 오른 남아공 출신 선수가 됐다.
특히 올해는 플레이어가 남아공 출신 선수로서 매스터스에서 첫 우승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여서 우승의 의미가 더욱 깊다.
슈워젤은 그린재킷을 입고 우승상금 144만달러을 받고 나서 “내 인생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아버지에게 우승의 영광을 받치고 싶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는 “지난해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한 루이 웨스트하이젠(남아공)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웨스트하이젠은 나에게 불가능이란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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