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플로리다 주 뉴포트 리치의 수영장에 들어 온 10피트짜리 악어를 주민이 막대로 쫓아버리려 애쓰고 있다.
플로리다주 포트 샬롯에서 B&B(Bed & Breakfast 잠자리와 아침식사만 제공하는 숙박업소)를 경영하는 조앤과 클리프트 맥마흔 부부는 지난 주 뒷문을 쾅쾅 두드려대는 소리를 들었다. 누군가 내다보니 악어였다. “어떻게 기가 막혔던지…‘도대체 뭘 원하는 거야? 잠 잘 방 달라는 거야?’하고 소리쳤지요” 호수로 둘러싸인 트로피칼 패라다이스 B&B의 주인 조앤의 말이다. 남편 클리프트가 문을 열고 지팡이로 악어의 뒤를 찔러댔다. 5피트반 정도 길이의 악어는 관상용 물고기 용 인공연못을 차지하더니 마치 스파를 즐기듯 편안히 들어앉아 물고기들을 스낵으로 먹기 시작했다.
봄여름 플로리다의 골칫거리는 주택가 ‘악어 출몰’
베란다에서 선탠하고 수영장과 목욕탕까지 들어와
겨울 휴면서 깨어나 짝과 먹이 찾아 배회
주 전체 130만 마리, 포획 전문가도 성업
맥마흔 부부는 악어가 스스로 물러가 주기를 기다렸지만 하루가 지나도 이 ‘초대받지 않은 손님’은 갈 생각을 안했다. 할 수 없이 악어포획 전문가를 불렀다. 전문가는 맨 처음 올가미를 던져 악어의 목을 졸라 끌어낸 후 커버를 씌운 다음 입을 테이프로 봉했다.
플로리다의 봄여름은 악어 출몰의 계절이다. 악어들이 이맘때면 따뜻한 날씨와 성욕에 이끌려 겨울 휴면에서 깨어나기 때문이다. 짝만 찾는 게 아니라 먹이와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도 찾아다닌다.
늪지대 위에 수로를 만들어 세워진 플로리다에선 악어가 그리 생소한 것은 아니지만 이제 악어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 130만에 달하면서 악어 출몰지역도 개인 주택의 실내까지 전혀 예상치 못한 곳곳으로 확대되고 있다.
2주 전 알라추아 카운티에서 악어 출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차의 앞 범퍼를 물어뜯고 있는 악어.
수영장에서 호사를 즐기는가 하면 교외지역 길거리를 배회하고 이웃 호수로 옮겨가기도 하고 길 한복판에 버티고 서서 움직이기를 거부한다. ‘남의 집’ 베란다에서 한가롭게 선탠을 즐기다가 ‘들킨’ 악어도 있었다.
악어도 때로는 ‘프라이버시’를 원한다.
팔메토에 거주하는 알렉시스 던버는 지난 달 자기 집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기절초풍을 했다. 7피트 길이의 악어가 버티고 있는 게 아닌가. 그녀가 집을 비운 사이 개구멍을 통해 들어 온 이 악어는 던버의 애완용 고양이를 쫓으며 온 집안을 휘젓고 다닌 듯 했다. 던버의 보이프렌드가 악어를 목욕탕에 가둔 후 포획전문가에게 연락했다. 고양이는 잔뜩 겁에 질리기는 했으나 다행히 악어 밥은 되지 않았다.
이런 에피소드는 봄과 여름 동안 플로리다에선 수도 없이 발생한다. 악어 출몰을 신고하는 핫라인도 생겼는데 주 전 지역을 통해 하루 100~150건의 신고전화가 걸려온다.
신고전화를 받은 교환원은 포획 전문가에게 전화로 알리는데 현재 플로리다 내의 전문가는 68명이다. 전문가들은 올가미로 목을 조르고 로프로 묶고 입을 테이프로 봉한 악어를 안전한 메탈 박스에 담아 가져간다.
4피트 이하 길이의 어린 악어는 다른 곳에 놓아 주지만 그 보다 큰 것들은 포획가들의 소유가 되는데 보통 죽여서 가죽과 고기를 판다고 한다.
대부분의 악어들은 사람에 대해 그리 공격적이 아니다. 시원한 곳에 편안히 있으면 굳이 사람을 물려하지 않는다. 지난 한해 물렸다는 신고는 5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고양이와 개에 대해선 다르다. 최근 어느 아침 컴퓨터에서 NBA 스코어를 살펴보던 로버트 제라시는 집 옆 수로에서 ‘첨벙’ 소리가 들려 내다보았다. 8피트 악어가 입에 무언가 물고 있었다. 처음엔 거북인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고양이였다. 타주민 같았으면 비명을 질러댔겠지만 플로리다 주민들에겐 이젠 웬만큼 익숙해진 광경이다.
“악어가 싫으면 다른 데로 가야지요”
악어와의 황당한 대면은 경찰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알라추아 카운티의 쉐리프 데퓨티 빅토르 보레로(30)는 2주전 악어출몰 신고를 받고 게인빌 컨트리클럽으로 달려갔다. 악어는 클럽 앞에 버티고 있었다. 악어가 안으로 못 들어가도록 차로 막으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우두득 소리가 났다. 악어가 경찰차 앞 범퍼를 물어뜯은 것이다. 악어는 범퍼를 우왁스럽게 꽉 물고 놓지 않았다. 보레로는 차를 천천히 후진시켰다. 범퍼를 계속 물고 놓지 않던 악어는 한참 더 경찰차에 매달려 끌려가다가 결국은 범퍼를 포기했다. 아마도 자기 먹이가 아닌 것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악어는 원하는 먹이가 아닐 때는 물었다가도 도로 뱉는다고 악어 전문가들은 말한다.
악어는 먹이와 먹이를 주는 사람을 구별하지 못해 악어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때로 상당히 위험하다. 플로리다에선 악어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주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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