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타이거 우즈 그늘에서 세계 골프 2인자로 지냈던 필 미켈슨은 우즈가 성 추문 스캔들이 터진 이후 급전직하 몰락했음에도 불구, 아직도 세계 1위에 오르지 못했다. 몇 차례 1위에 오를 기회가 있었지만 살리지 못한 미켈슨은 현재 랭킹이 5위까지 밀린 상태다. 우즈가 권좌에서 내려간 이후 확실한 후계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미켈슨이 1위에 오를 찬스는 아직도 충분하지만 이번 제111회 US오픈이 막을 올리는 16일 41번째 생일을 맞는 그에겐 기회의 윈도우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세계랭킹 1위 자리와 함께 또 한 가지 미켈슨에게 최고의 아쉬움으로 남아있는 것은 바로 US오픈 타이틀이다. 한때 메이저에서 우승 못한 최고 골퍼 꼬리표를 오래도록 달고 다니다가 매스터스 3회 우승과 PGA 챔피언십 1회 등 4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며 징크스를 완벽하게 날려버린 그지만 US오픈에서만큼은 좀처럼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무려 5번이나 2위를 차지했을 만큼 우승에 가까이 근접하고도 아직도 우승컵을 치켜들지 못한 아쉬움이 크지 않을 수 없다. US오픈에서 준우승만 5번을 한 것은 역대 최고 기록이다. 5번의 준우승이 모두 아쉽지 않을 수 없지만 가장 뼈아팠던 기억은 윙드풋에서 열렸던 지난 2006년 대회였다. 마지막 날 마지막 홀을 남겨놓고 1타차 리드를 지키던 미켈슨은 티샷 실수로 마지막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해 플레이오프에도 나가지 못하고 고개를 떨궈야 했다.
그런 미켈슨에게 이번 대회는 어쩌면 US오픈에서 우승을 노려볼 마지막 찬스가 될 지도 모른다. 그가 지난 2010년 매스터스에서 3번째 그린재킷을 차지한 이후 4연속 메이저대회에서 외국선수들이 우승트로피를 나눠 갖는 것을 지켜본 미 언론들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미켈슨이 그 사슬을 끊어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비록 추락했다고는 하나 영원한 우승후보인 우즈가 이번 대회에 나오지 못하는 것도 포커스를 미켈슨 쪽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더구나 이제 41세가 된 미켈슨에겐 시간이 지날수록 기회가 희박해질 수 밖에 없어 어쩌면 이번 대회가 그에게 마지막 찬스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미켈슨 역시 자신에 대한 기대를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 수일동인 인터뷰때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되풀이했다. 20년 이상 이 대회에 출전하면서 너무나 많이 우승찬스를 잡았던 것으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우즈가 대회에 나오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심리적으로 다소 그럴 수도 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그가 없는 상황에서 내 자신이 그가 있을 때와 같은 전력을 다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그런 측면에선 더 어렵다고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과연 미켈슨이 41번째 생일날 시작되는 대회에서 일생의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켈슨은 더스틴 잔슨, 로리 맥킬로이와 함께 오전 10시35분(LA시간) 10번홀에서 대회 첫 티샷을 날린다. US오픈 TV중계는 오전 7시부터 ESPN에서 시작되며 정오부터는 채널 4에서 중계를 계속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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