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셰브론 월드챌린지에서 타이거 우즈의 티샷을 지켜보고 있는 로리 맥킬로이. 역사적인 US오픈 승리 이후 맥킬로이와 우즈에 대한 비교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타이거 뒤엔 로리?
제111회 US오픈 골프대회가 노던 아일랜드에서 온 22세 수퍼 영건 로리 맥킬로이의 역사적인 승리로 막을 내리면서 세계 골프계에는 신선한 흥분감과 활기가 돌고 있다. 어쩌면 그가 문란한 사생활로 인해 몰락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5)의 뒤를 이어 새로운 골프계의 간판스타로 등극할지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제 겨우 통산 3번째이자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그에게 메이저 14승을 거둔 우즈의 후계자라는 딱지를 붙이기란 너무 성급한 것이 분명하지만 이미 팬들은 물론 동료선수들과 전문가들까지 맥킬로이를 우즈는 물론 메이저 18승의 기록보유자인 잭 니클러스(71)와 비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실 그가 이번 대회에서 이뤄낸 업적을 생각하면 이 같은 흥분과 기대가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
지난 1997년 당시 21세였던 우즈가 매스터스에서 우승한 이후 14년 만에 최연소 메이저 챔피언으로 등극한 맥킬로이는 이번 대회에서 총 12개의 기록을 새로 썼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나흘 연속으로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111년 US오픈 역사상 최저타와 최고언더파 기록을 다시 쓴 것.
그는 이번 대회에서 단 26홀만에 10언더파를 기록, 111년 US오픈 역사상 가장 빠른 두자리수 언더파 기록을 세웠고 어느 누구도 밟지 못했던 13언더파 고지를 2라운드 17번홀에서 찍었으며 이후 13, 15, 16, 17언더파까지 내려갔다가 결국 16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그가 기록한 268타는 역대 최저타 기록(272타)을 4타나 줄인 것이고 16언더파의 우승기록도 우즈가 지난 2000년 US오픈에서 기록한 12언더파 기록을 4타나 경신한 것이다. 8타차 우승은 대회 역사상 4번째로 큰 차이였다.
또 22세 1개월인 맥킬로이는 1923년 US오픈에서 당시 21세이던 골프 전설 바비 존스가 아마추어로 우승을 차지한 이후 88년만에 최연소 챔피언이기도 하다. 첫 메이저 타이틀에서 1997년 만 21세로 매스터스를 정복한 우즈에 비해 약 9개월 뒤졌지만 1962년 22세 4개월 때 자신의 첫 US오픈 겸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니클러스보다는 3개월 빠르다. 니클러스는 “이 아이는 의심의 여지없이 위대한 커리어를 만들 것이다. 그는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칭찬했다. 지난해 챔피언으로 맥킬로이와 절친한 친구이자 같은 노던 아일랜드 출신인 그램 맥도웰은 “나는 타이거(우즈)의 전성기때 그와 플레이할 기회가 없었지만 이 친구(맥킬로이)는 내가 본 최고선수다”면서 “그는 골프게의 신선한 바람이다. 우리는 골프의 새로운 수퍼스타를 맞을 준비가 됐고 아마도 로리가 그일 것이다”고 격찬했다.
하지만 밀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격찬 퍼레이드에도 불구, 맥킬로이가 우즈나 니클러스 레벨에 근접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US오픈 우승이 맥킬로이로서 프로전향 후 단 3번째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그것을 잘 말해준다. 메이저 14승 포함, 전 세계에서 통산 97승을 올린 우즈와 사실 비교조차 어렵다. 맥킬로이 역시 “커리어 초반에 메이저에서 우승하면 누구나 그가 비교되기 마련이지만 나는 지금 그의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를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해 당장은 우즈와 비교될 수 없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맥킬로이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는 이미 지난 2년간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에서도 공동 3위를 차지했으며 올해 매스터스에선 비록 막판에 무너졌으나 우승의 날이 멀지 않음을 보여줬다. 만약 그가 두달전 매스터스 4라운드에서 4타차 리드를 지켜 그린재킷을 입었더라면 지금 전 세계는 ‘로리 슬램’ 카운트다운에 들어가 있었을 것이다. 맥킬로이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이 8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니클러스-우즈의 후계자?
로리 맥킬로이 타이거 우즈 잭 니클러스
메이저 우승횟수 1 14 18
첫 메이저 우승 22세 1개월 21세 4개월 22세 4개월
통산 우승(프로) 3 97 115
생년월일 5-4-89 12-30-75 1-20-40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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