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장마의 습한 기운 속에서도 열심히 전국을 누비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다녔다.
여수 EXPO에 가서는 120만 인파와 휩쓸려 다닌 기억이 가장 크게 남는다. 물의 소중함과 기후변화에 따른 물의 재앙 등 물을 주제로 한 국제관과 한국 대기업들의 기업관, 물과 생태를 다룬 여러 주제관과 아쿠아리움 등 여러 관들을 둘러보았다. 한번 들어가려면 2시간씩 기다리는 통에 사람의 물결 속에서 이토록 긴 줄을 서 본 적이 없던 아이들은 힘들어 했다.
그러나 읽고 차분히 생각할 수 있는 형식이 아닌 거의 놀이동산에 온 듯한 임펙트가 강한 구성들을 보고 나면 그 내용이 금방 사라져 버렸다. 인류의 미래이면서 인류를 파멸시킬 수도 있는 거대한 위력을 가진 물과 인간과의 상호 교류성에 대해서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재미 위주의 구성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대규모의 잔치에 참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끼며 발길을 돌려 강원도에 가서 남편의 사촌들과 펜션을 빌려 시어머님 생일잔치도 하고, 다시 대구에 들렸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인 봉하 마을에 가서 참배도 했다.
마음 아픈 역사의 현장에 서서 잘했다 못했다를 따지기보다 누구보다 사람사는 세상을 원했던 한 사람을 그 세상이 바위에서 밀어뜨린것 같아 사람의 힘이 위대하기도 하지만 한없이 두려운 것임을 느꼈다. 헌화대 바닥 보도블럭 한조각 한조각마다 새겨져 있는 많은 국민들의 되새김을 읽고 나부터 사람답게 살아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후 순천만 갈대 습지로 발길을 돌려 인간은 자연의 주인이 아닌 함께 공생해야 함을 가르치는 자연학습장을 돌아서 서울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틀후 제주도에 갔는데 하필 숙소가 미군 해군기지 문제로 제주 주민과 정부가 대치하고 있는 강정이었다. 강정 문제는 좀더 많은 대화를 정부와 제주 시민들이 했다면 더 좋은 대안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일방적인 것이 아닌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로를 충분히 이해시키면서 일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자연 앞에서 얕은 인간의 눈이 볼 수 있는 한계룰 느끼며 나의 시간을 마감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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