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샌디’와 일상의 소중함

댓글 2012-11-01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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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정 워싱턴여류수필가협회

다행히 허리케인 ‘샌디’가 우려했던 것 보다 워싱턴을 잘 스쳐 지나갔다. 허리케인이 강타한 뉴욕 지역은 지금 많은 피해를 당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초강력 허리케인 ‘샌디’는 두 개의 계절성 폭풍과 만나 ‘하이브리드 스톰’을 형성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허리케인 북상 소식에 버지니아, 메릴랜드 등 동부 지역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일간 연방정부와 학교가 문을 닫았고 크고 작은 행사들도 줄줄이 취소됐다.
지난 월요일 밤에 워싱턴을 강타한 허리케인은 밤에 심한 강풍과 비를 몰고 왔다. 워싱턴 지역에 오래 살았으면서도 이렇게 심한 바람은 처음이라 많이 놀라고 나 자신 스스로도 두려움에 떨었다. 창문이 들썩거리고 집이 거의 날아갈 정도로 심한 바람 소리는 공포 그 자체였다. 밤새도록 심한 비바람에 집에 불이 모두 나가는 정전상태이다 보니 그야말로 암흑천지였다.
그렇게 잠을 설치며 날이 밝아 아침에 나와 보니 많은 이웃집들의 지붕 루핑이 몇 장씩 날아갔고, 큰 나무들도 뿌리째 뽑혀 엎어져 있었다. 뉴스를 보니 어떤 곳은 피해가 심한 곳도 많고 심지어 사람이 부상당하거나 사망한 경우도 있었으며, 피해 액수는 엄청나다고 한다.
워싱턴 지역의 거리는 자연재해 앞에 두려움을 느낀 사람들이 나오지 않아 썰렁했으며 모든 상점들도 손님이 없거나 전기가 나가 일찍 문을 닫았다고 한다.
자연은 우리에게 더할 수 없이 고마움을 주지만 이렇게 너무 과하면 그것이 오히려 재앙이 되기도 한다.
우리 인생도 모든 것이 적절한 때, 적절히 시기를 잘 맞추면서 살아가면 문제가 없지만 모든 것이 차고 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샌디’를 겪으며 집안에 꼼짝 않고 들어앉아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해와 바람이 적절하게 필요하듯이 우리의 삶도 적당한 상식선에서 모든 일을 해결한다면 문제 될 것이 없으리라.
상식을 뛰어넘는 이상한 행동, 개념 없는 행동, 남은 전혀 배려하지 않는 안하무인의 행동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피해를 준다.
적당한 비바람은 필요하지만 이렇게 도를 넘어서는 큰 피해를 주듯이 자신의 분수를 알고 나설 때 나서고 물러설 때 물러설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듯 하다. 인간은 대자연의 위력 앞에서 아무 저항도 할 수 없는 나약한 존재다. 우리가 매일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도 얼마나 감사한가!
이번 ‘샌디’로 인해 날마다의 숨 쉬는 것에 대한 감사함, 거저 얻는 공기, 물, 적당한 바람과 햇빛 등등 일상의 소소함에 대한 감사함이 새롭다.
벌써 11월이다. 날마다 새로운 날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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