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키우며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아기가 뱃속에 있을 때, 꿈틀거리고 발로 찰 때의 신비로움, 아장아장 걸을 때, 그렇게 아기는 집안의 화초로 행복을 전달했다. 작은 발로 학교가는 뒷모습에 대견해 웃음짓던 기억들… 난 내가 성장하면서 느꼈던 많은 감정선들을 되새기며 아이에게 실수하지 않으려 조심스러워 했다. 아이는 나에게 단한번도 공부하라 말하게 하지 않았다. “엄마가 너 나이 때는 그렇게 못했어, 너가 엄마보다 훨씬 낫다”고 딸에게 말한 적도 있다. 아이가 너무 애쓰는 모습을 보며 나를 닮아 쉬지않고 인생을 일만 하며 살지 않을까 염려하곤 했다. 그렇게 무엇이든 지독할 정도로 하던 아이가 학교도 중단하고, 쉐프가 되기 위해 전세계를 여행하겠다고 한다. 1년, 2년이 될지 기한없이… 아이는 “난 엄마같이 바쁜 라이프는 살지 않겠어, 조용한 하루하루의 삶을 살고 싶어”라고 말했다.
난 아무런 말을 못하고,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내가 열심히 살면 아이도 닮을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아이와 내가 다른 것을 현저히 느꼈다. 꿈이 다른 것이다. 그 나이에 나는 명예, 대부의 꿈을 꾸었으나 아이는 너무도 소박한 꿈을 꾸고 있었다. 나와 다른 아이를 보며 온몸으로 고민하다, 어쩜 그렇게 편안하게 사는 것이 진정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의 욕심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너는 무엇을 하든 잘할 것을 알아. 쉐프가 되고 싶으면 젊을 때 전세계 구석구석의 음식을 먹어보고 너만의 음식을 창조해 사람들에게 행복과 감동을 주어, 엄마가 나이들면 너의 식당에서 감동받는 식사를 하고 싶다.
모든 경비는 너가 벌어서 하고 정말 도움이 필요할 때 엄마에게 이야기해.” 그렇게 그간 딸아이의 수많은 밤샘과 노력이 아까웠으나 모든것을 내려놓았다. 사자가 새끼를 벼랑에서 떨어뜨리는 마음을 알 것 같다. 난 그렇게 18세의 딸을 내울타리 문을 열어 세계 속으로 보내려 한다. 홀로서기를 하는 아이를 위해 그저 기도할 뿐이다. 행복하고 건강하게만 해달라고. 엄마의 마음은 나를 죽이고, 아이를 믿어주는 것, 새끼를 보내며 아프고 염려스러워 안절부절 못하지만 그래도 엄마는 결단하고 보내야 한다. 이제 난 기도하는 것만 있을 뿐이다. 이렇게 엄마도 아이를 통해 강해지고, 포기하는 법도 배우는 것이 아닐런지. 난 느티나무가 되려 한다. 내 아이가 언제라도 쉬고 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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