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체계 체험 방문 한인 2세 의대생들 증언 “수술 도중 전기도 나가”
북한의 주요 병원들이 의료장비와 전기 부족, 위생상태 불량 등 극도로 열악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는 증언이 북한의 의료체계를 체험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던 미주 한인 2세 의대생들로부터 나왔다.
27일 미국의 소리 방송은 버지니아 주립대 의대 예과과정을 밟고 있는 조사이아 차씨 등 북한 의료체계 체험 방문단의 증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차씨는 재미한인의사협회 소속 의사 2명과 보스턴대 및 하버드 의대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들과 함께 평양의 의료시설 두 곳을 방문해 북한의 의료체계를 직접 경험했다.
차씨는 미국의 소리와의 인터뷰에서 김일성 종합대학 평양의학대학 병원의 시설이 깨끗하지 않았고 작동되지 않는 의료기구들이 많았을 뿐 아니라 전기도 자주 나가는 등 굉장히 열악하고 원시적인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병원 내 화장실은 재래식이었고, 전등도 켜지지 않았으며, 수돗물이나 비누, 화장지도 없어 일을 본 뒤 욕조에 담겨 있는 물로 씻고 나와야 하는 등 충격적이었다고 차씨는 전했다.
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차씨는 또 북한에서 마취제가 부족해 마취제 없이 수술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실제로 그 모습을 목격했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만큼 끔찍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수술 도중 전기가 나가 10분 정도 기다렸다 다시 수술을 재개해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차씨에 따르면 수술을 집도했던 북한 의사들로부터 병원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고 의료기구를 구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초 평양의학대학 병원에서 안과질환 수술을 집도하고 돌아온 한인 줄리아 송 박사도 미국의 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병원에 녹내장·백내장 검사와 치료에 필요한 의료기기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었다.
줄리아 송 박사는 북한의 의술도 뛰어나고 주민들이 다른 나라에 흔한 안과질환을 앓고 있지만, 병원설비 등이 미비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망막치료기구, 레이저, 전자현미경, 마취제 등이 부족하고, 그나마 갖고 있는 기기들도 오래됐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15년 넘게 의료봉사 활동을 해 온 한인 의사 박문재씨도 26일 미국의 소리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지방병원 의료시설은 상황이 훨씬 더 열악하다며 “약 같은 것이 많이 모자라고, 인민병원 같은 경우 의료기구가 많이 낡았다. 의료기구는 계속 업데이트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북한에서 의약품이 턱없이 부족해 외과수술을 마취 없이 하기도 하고, 주사기와 병상 등이 위생적으로 관리되지 않는 등 보건의료 상황이 심각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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