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논란이 한창인 우리와 달리 미국에서는 끼니를 제대로 먹지 못하는 가난한 학생에게 아침, 점심은 물론 저녁까지 제공하는 공립학교가 늘고 있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가 6일 전한 내용을 보면, 미국 농무부 집계 결과 방과 후 학생에게 제공된 저녁 끼니는 2014년 회계연도에만 1억800만 끼니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 기준 8천100만 끼니에서 25% 이상 올라간 수치다.
’올해까지 굶는 학생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008년 대선 공약에 따라 2010년 각 학교에 연방자금을 지원하는 급식 관련 법안이 발효된 뒤 저녁 식사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급식 시설을 새로 확충한 학교가 2013년 기준 834곳에서 지난해 1천141곳으로 증가했다.
학생의 배를 굶기지 말자는 정책에 교사들도 동참했다.
올해 현재 공립학교 선생님의 37%는 평균 35달러를 들여 한 달에 한 번 이상 배고픈 학생들에게 주기 위한 음식을 샀다.
버지니아 주는 리치먼드와 일부 지역에서 학생에게 하루 세 끼를 주고, 학교가 문 닫는 주말이나 방학에도 저소득층 가정에 급식을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테리 매컬리프 버지니아 주지사의 아내인 도로시는 학생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야말로 배고픔을 끝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라며 삼시세끼 급식 프로그램에 자부심을 보였다.
미국 농무부 자료를 보면, 미국 학교는 1969년부터 점심 급식을 시작했다. 아침, 점심을 무상 또는 저렴한 가격으로 학교에서 먹은 학생은 지난해 현재 각각 1천152만 명, 2천170만 명이다.
비영리 단체인 급식조사행동센터의 짐 웨일 대표는 "어린 학생에게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는 저녁 급식은 마지막 개척지"라며 학교의 저녁 급식 증가 추세를 반겼다.
이민자 가족이 유독 많아 최대 31개 언어가 오가는 버몬트 주 벌링턴의 리먼 헌트 중학교는 금융 위기 여파로 빈곤 계층의 자녀가 많은 학교 특성상 지난해 9월부터 저녁급식을 시작했다.
이 학교의 렌 펠런 교장은 "학생들이 힘들어한다면 이는 곧 가족 전체가 힘들다는 뜻"이라면서 "저녁 급식을 통해 학생들이 평온한 마음을 지녀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배고픈 어린이 없는 세상’의 빌 쇼어 대표는 "가난한 학생이 증가하는 만큼 학교가 이들의 급식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가난을 해결하는 것은 복잡하지만, 배고픈 어린이들을 먹이는 것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수적인 헤리티지 재단의 로버트 렉터 선임 연구원은 "연방 정부가 급식 프로그램을 확대하려고 배고픈 아이들의 수를 부풀린 경향이 있다"면서 정부가 급식보다 저소득층의 소비 촉진과 현명한 푸드스탬프(정부의 저소득층 식비지원) 사용에 초점을 맞추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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