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이 최대 허브공항인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 전용 청사에서 ‘무빙워크’(moving walk)를 거둬내고 있다.
21일 시카고 트리뷴 등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항공은 오헤어공항 1청사 C 탑승동 중앙통로에 20여 년 전 설치한 8개의 무빙워크 가운데 4개를 이미 철거했으며, 나머지 4개도 내년 봄까지 모두 없앤다는 방침이다.
유나이티드항공 대변인은 "무빙워크가 중앙통로 좌·우 이동을 가로막았다"며 "무빙워크 설비를 제거함으로써 이용객들이 통로 좌·우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을 뿐아니라 앞·뒤 이동 흐름도 유연하고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트리뷴은 "요즘 여행가방에 대부분 바퀴가 달려있어 항공편 이용객들이 무거운 짐을 들고 나르는 경우가 줄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카고 시는 설비 제거로 여유가 생긴 공간에 소매점 및 고급 음식·음료 가게 입점을 추진, 세수 확대를 도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일부는 "가뜩이나 이동거리가 길고 늘 시간에 쫓기게 되는 공항에서 무빙워크는 ‘한숨 돌리면서도 계속 이동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일부는 "무빙워크가 외려 이동을 정체시키는 경향이 있었다"며 반기고 있다.
트리뷴은 오하이오주립대학 항공연구센터의 자료를 인용, "무빙워크가 공항 이용객들의 이동 시간을 크게 단축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 연구센터의 세스 영 박사는 "무빙워크를 이용할 때 사람들의 걸음걸이가 느려지는 경향이 있다"며 "공항에서 일반인의 걸음걸이는 평균 시속 4.8km, 무빙워크 속도는 시속 2.3km이나 무빙워크 위에 올라선 사람들은 걸음이 평균 시속 3.6km로 느려진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무빙워크 이용자의 3분의 1이 가만히 선 채로 이동하기 때문에, 무빙워크가 없을 때보다 있을 때 보행자 흐름이 전체적으로 더 느려지게 된다"고 부연했다.
무빙워크는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를 통해 미국인들에게 처음 소개됐으며, 무거운 여행가방을 들고 공항 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항공편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지난 1958년부터 미국 공항에 설치되기 시작했다.
한편, 유나이티드항공은 1청사 탑승동 C와 탑승동 B 사이 지하 보행자 터널을 연결하는 260m 길이의 무빙워크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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