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들“주러 갔다 더 많은 걸 받아요”
▶ 밀알선교단 산하 장애인 무료 토요학교 “봉사자도 장애우들과 같이 배우며 성장”

이스트LA 사랑의 교실 학생과 자원봉사자들이 큰 공을 하늘 위로 들어 올리고 있다.
봉사자들은 아이들을 도와주러 갔는데 더 많은 것을 받았다고 했다. 엄마들은 장애인들을 위한 토요학교가 있다 해서 갔는데 기대보다 많은 것을 받았다고 했다. 양쪽 다 받기만 했다면 주는 사람은 누구일까. 이 비밀을 품은‘사랑의 교실’(Class AGAPE)이 올해로 15주년을 맞았다.
사랑의 교실은 남가주 밀알선교단 산하에 있는 장애인 무료 토요학교다. 15년 전인 2000년 8월 오렌지카운티에서 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2002년과 2003년엔 LA와 이스트LA에도 사랑의 교실이 생겼다. 지금은 어바인(2006년)과 토랜스(2008년)에서도 토요일마다 사랑의 교실이 장애아이들을 반기고 있다.
올해 스무살이 된 존 이의 어머니 헬렌씨는 사랑의 교실 15주년을 맞이하는 감회가 남다르다. 2003년 여덟 살된 존의 손을 잡고 처음 사랑의 교실로 갔다. 12년 전이다. 5~6명이던 장애우 학생들은 이제 20여명이 됐다.
10여년을 지나는 동안 프로그램이 다양해졌고, 봉사자들도 많아졌다. 외동아들에게도 사춘기가 찾아왔지만 어렵지 않게 보냈다. 사랑의 교실 교사들 덕분이라 생각한다.
몇해 전 각 지역 사랑의 교실 학생들과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가 있었다. 사랑의 교실이 지나온 시간을 보여주는 영상이 있었는데 혼자서 펑펑 울었다. 이씨는 “여기서 자랐구나. 사랑의 교실에서 우리 존이 청년으로 자라났구나 생각하니까 눈물이 많이 났다”며 “지금까지 뭘 요구한 적이 없는 곳이다. 항상 받기만 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어바인에 살고 있는 조셉 김(11)군의 어머니 오수희는 사랑의 교실 덕분에 아들이 많은 기회를 누릴 수 있었다. 형과 누나가 있는 조셉은 하고 싶은 게 많았다. 음악이나 태권도를 배우고 여름캠프를 가는 일, 장애가 있는 아이가 경험하긴 쉽지 않다.
오씨는 “음악치료 선생님이나 오케스트라, 태권도 사범들이 사랑의 교실로 자원봉사를 와서 조셉도 다 해볼 수 있었다”며 “여름캠프 때는 아들을 도와준 고교생 자원봉사자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장애인을 접하는 게 처음이라 두려웠지만 이제는 조셉도, 자신도 우리 커뮤니티의 일원임 알게 돼 고맙다고 적혀 있었다. 나도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어머니들은 사랑의 교실이 ‘작은 쉼’이 된다고 말한다. 자녀들을 보내놓고 안심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 했다. 장애자녀를 둔 부모에겐 학교도 그런 곳이 못된다. 하지만 봉사자들은 “우리를 믿어주는 부모님들이 감사할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자신들이 더 성장하고 배우는 기회가 된다고 했다.
대학생이 된 데니얼 하씨는 사랑의 교실이 매년 여름 개최하는 캠프 봉사자로 참여한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토랜스 사랑의 교실 주임교사인 제니퍼 강씨는 사랑의 교실로 진로가 정해진 경우다. 선생님이 되고 싶긴 했지만 많은 것이 막연했다.
10학년부터 사랑의 교실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했고, 아이들과 가까워질수록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졌다. 결국 칼스테이트 LA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했다. 자원봉사자 출신인 사라 이 교육 디렉터는 “사랑의 교실이 이만큼 성장하는 데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힘이 컸다”며 “자원봉사를 하다 보면 어려운 순간도 있지만 그 과정을 겪으면서 학생 봉사자들도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해 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랑의 교실은 남가주 5개 지역에서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되며, 현재 2016년 사랑의 교실 봉사자로 활동할 9~10학년 자원봉사자를 찾고 있다. 15주년 기념행사는 오는 12월12일 오전 10시 오렌지카운티 한인교회(14381 Magnolia St. Westminster)에서 열린다. milalmiss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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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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