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연구센터, 스웨덴 페르젠 백작에게 보낸 글 해독

<사진 출처 : 베르사유 궁전>
"당신을 미친 듯이 사랑해요. 나의 사랑스러운 친구여, 당신을 사랑하지 않은 순간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고는 도저히 이 편지를 끝낼 수가 없네요."
프랑스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1755∼1793)는 그의 비밀 연인으로 잘 알려진 악셀 폰 페르젠 스웨덴 백작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프랑스 수집품 보존 연구센터(CRCC)가 페르젠 백작에게 쓴 앙투아네트의 편지에서 지워졌던 부분의 내용을 밝혀냈다고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이 보도했다.
그동안 마리 앙투아네트가 페르젠에게 쓴 편지들은 접근이 제한돼있었던 데다가 편지의 사적인 대목은 누군가에 의해 세심하게 수정돼 있었다.
더욱이 마리 앙투아네트가 본래 필체를 감추기 위해 글씨를 휘갈겨 쓴 바람에 그 내용을 해석하려는 이전의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CRCC는 최첨단 엑스레이 기술과 적외선 스캐너를 동원해 마리 앙투아네트가 쓴 글자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세상의 빛을 본 편지는 1792년 1월 4일에 작성된 것이다. 페르젠이 민중들의 분노를 산 연인 마리 앙투아네트와 그녀의 남편 루이 16세를 파리에서 탈출시키려다 실패하고 나서 6개월 뒤의 일이다.
이듬해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는 잇따라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했다.
이 편지는 그간 역사학계에서 논란이 된 마리 앙투아네트와 페르젠의 관계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는데서 큰 의미가 있다. 학자들은 두 사람이 단순히 정신적 사랑을 나눴는지, 육체적인 관계였는지 등을 놓고 논쟁을 벌여왔다.
왕정주의자들은 그녀가 충실한 아내였다고 주장하지만, 일각에서는 혁명의 시대에 남편과 나라를 배신한 철없는 도둑으로 묘사한다.
최근 두 사람이 몰래 아이를 낳은 불륜 관계였음을 주장하는 책도 출판됐다.
영국 역사학자 이블린 파는 자신의 저서 '당신을 미친 듯이 사랑하며: 마리 앙투아네트의 비밀 편지(In I Love You Madly-Marie Antoinette: The Secret Letters)에서 앙투아네트가 루이 16세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들 중 딸 소피와 아들 루이 샤를이 사실은 페르젠의 아이라고 주장했다.
책은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 내용도 소개했다.
페르젠이 "당신을 사랑하고, 남은 내 인생 동안 당신을 미치게 사랑할 것"이라고 하자 마리 앙투아네트는 "(당신은) 내가 가장 사랑했고, 사랑하는 남자"라며 "내 마음은 모두 당신의 것"이라고 화답한다.
또 페르젠이 "나는 오직 당신을 사랑하기 위해 존재한다. 당신을 사랑하는 일이 나의 유일한 위안"이라고 하자, 마리 앙투아네트는 "신이시여,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서도 서로를 볼 수 없는 것은 너무 잔인한 일"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보통 친구에게 '당신을 미친 듯이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다"며 "이는 두 사람의 육체적 관계를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두 사람의 관계가 10년 동안 지속됐으며, 여기에는 보이지 않는 잉크와 암호를 이용한 편지 등이 동원됐다고 책은 덧붙였다.

<사진 출처 : 베르사유 궁전>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