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8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일반 유권자가 참여하는 첫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9일 뉴햄프셔 주 맨체스터에서 열린다.

미국 대선 경선 레이스의 두번 째 관문이자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와 함께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이번 경선은 민주·공화 양당의 초기 레이스를 좌우하는 중요한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등록당원과 함께 일반 유권자도 자유롭게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이번 예비선거는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주 내 10개 카운티의 300개 선거구에서 일제히 실시되며 개표결과는 밤늦게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뉴햄프셔 주의 유권자 수는 약 90만명(전체 인구는 약 130만 명)에 불과하지만, 2008년 경선 당시 60.2%의 투표율을 기록할 정도로 경선참여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어느 정당에도 속하지 않은 무당파 유권자가 무려 44%로 추산돼 막판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

막판 판세는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여론조사상 두자릿수 이상의 지지율로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각기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마르코 루비오가 맹추격에 나서면서 격차가 좁혀지는 흐름이다.

선거를 하루 앞두고 8일 발표된 '유매스 로웰'의 일일 추적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의 경우 샌더스 후보가 56%의 지지율을 얻어 40%를 기록한 클린턴 후보와 16%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공화당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후보가 30% 이상의 지지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위 자리를 놓고는 각축을 벌이고 있다. 몬마우스대학이 4∼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존 케이식 후보가 14%를 얻어 '깜짝 2위'로 올라선 반면 유매스-로웰/7뉴스의 5∼7일 조사에서는 마르코 루비오 후보, 테드 크루즈 후보가 각각 13%로 2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각 후보의 막판 유세 활동과 투표 당일의 분위기에 따라 판세가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유동적 국면이라는 게 현지 선거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민주·공화 양당의 후보들은 8일 눈보라와 한파가 휘몰아치는 악천후 속에서도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지역 곳곳을 누비며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득표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민주당의 샌더스 후보는 뉴햄프셔 열성 지지층인 대학생과 청년층 유권자들이 실제 투표장에 나와 표를 행사해달라고 호소했다.

샌더스 후보는 이날 오전 내슈아의 대니얼 웹스터 커뮤니티 대학에 이어 오후 더햄에 위치한 뉴햄프셔 대학의 위트모어 센터에서 집중 유세전을 폈다. 샌더스 후보는 이웃 버몬트 주의 상원의원으로서 뉴햄프셔의 백인과 고령층 사이에서도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

샌더스 후보를 맹추격 중인 클린턴 후보는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딸 첼시 클린턴을 앞세워 지역 곳곳을 누비며 바닥 표심을 훑었다. 오전 맨체스터 커뮤니티 대학에서 유세한 클린턴 후보는 허드슨의 얼바인 고등학교에서 지지자들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유세전을 폈다.

여성과 전통적 민주당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클린턴 후보는 2008년 경선 때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패했다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설욕했다는 것처럼 뉴햄프셔 유권자들에게 다시 한 번 밀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공화당의 경우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달리는 트럼프 후보는 뉴맨체스터와 살렘, 런던데리 일대를 돌며 타운홀 미팅을 가진데 이어 저녁에는 맨체스터로 다시 돌아와 버라이존 와이어리스 센터에서 대규모 유세를 전개할 예정이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의외의 일격을 당한 트럼프 후보로서는 여론조사상의 우위를 실제 투표로 연결할 수 있도록 투표율을 높이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기성 워싱턴 정치에 대항하는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키는 트럼프 후보는 이번 프라이머리에서 확실한 반전을 기회를 잡아 대세론에 다시 다시 불을 붙이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아이오와에서 '강한 3위'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루비오 후보는 이번 프라이머리에서 최소한 2위를 차지해 당 주류의 대표 후보로서 발돋움한다는 전략 하에 막판 총력전을 펴고 있다. 루비오는 이날 오전 방산업체인 BAE시스템스 빌딩에서 타운 홀미팅을 가진데 이어 내슈어의 지역대학에서 대규모 유세를 폈다.

아이오와 코커스 승리에도, 지지율이 침체 또는 하락하고 있는 크루즈 후보는 맨체스터에서 공화당의 보수 강경그룹인 '티파티'가 주최한 타운홀 미팅 행사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크루즈 후보는 아이오와에 이어 뉴햄프셔에서 연승을 거둬 승기를 이어간다는 구상이지만, 막판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나머지 당 주류후보군에 속한 젭 부시, 존 케이식, 크리스 크리스티는 이번 프라이머리 결과에 따라 경선 존속 여부를 결정해야할 상황이어서 오전부터 밤늦게 까지 지역을 돌며 사활을 건 득표전을 펴고있다.

현재 뉴햄프셔 주의 날씨는 눈보라가 몰아치는 가운데 기온이 영하 5∼6도까지 내려가있어 투표당일 경선참여율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