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짓말 관련 단어 19차례 등장, 네거티브 공세 심해져
▶ WP “형편없는 토론…승자는 루비오·부시, 트럼프는 패자”
미국 대선의 공화당 경선주자들이 참여한 토론회는 상호 비방과 인신공격이 난무했다.
14일 AF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전날 미국 CBS방송 주최로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열린 공화당 9차 TV토론에서 경선주자들은 지지율을 끌어올리려고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데 더욱 열을 올렸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경선을 일주일 가량 앞두고 열린 토론회에는 최근 뉴햄프셔 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벤 카슨,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등 6명이 참여했다.
트럼프와 부시는 2001년 '9·11테러' 책임론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트럼프는 9·11테러를 부시 전 주지사의 친형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책임으로 돌리며 "명백히 이라크 전쟁은 큰 실수였다"고 말했다.
부시는 이에 "트럼프가 내 가족을 끌어들이는 게 지긋지긋하다"며 "트럼프가 TV 쇼에 나와 존재감을 쌓는 동안 내 형(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인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안보기구 조직에 힘썼다"고 맞받아쳤다.
AFP는 "사우스 캐롤라이나가 부시 가족이 인기있는 주라는 점에서 트럼프가 젭 부시의 세를 약화시키려고 했다"고 전했다.
한때 단짝 관계를 과시했던 트럼프와 크루즈도 충돌했다.
트럼프가 크루즈에게 "최고의 허풍쟁이"라며 "이 자(크루즈)는 아무 말이나 하려는 추잡한 사람"이라고 공격했다.
크루즈도 지지 않고 "(좋지 못한) 전력을 지적하면 트럼프는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라고 소리지르는 이상한 습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블룸버그통신은 "거의 모든 후보가 거짓말쟁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거짓말과 관련한 단어가 토론회 중에 19번이나 나왔다"고 설명했다.
크루즈와 루비오는 불법 이민 문제를 두고 이번에도 부딪혔다. 두 사람은 루비오가 2013년 이민개혁법을 지지한 것을 두고 수차례 대립 구도를 보여왔다.
북핵 문제 관련 얘기는 거의 나오지 않은 가운데 루비오가 북한 및 중국 협상 문제를 외교 안보정책의 3가지 우선순위 중 하나로 꼽았다.
이날 토론에선 강경보수파인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사망에 따라 공석이 된 대법관 자리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내 임명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반발도 있었다.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의 후보 지명을 막는 것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에 달렸다며 "(지명을) 미루라"고 했고 크루즈도 트럼프와 의견을 같이했다.
후보 간 날선 대립이 인신공격으로까지 번지면서 토론회에 대한 평가는 좋지 못했다.
CNN은 "경선이 이어지면서 '네거티브 공세'와 개인 공격만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토론회 승자와 패자를 가리면서 패자 목록에 '공화당'을 올려놨다.
WP는 토론회에서 서로 이름 부르기가 난무하고 '적'인 민주당에서 공격할 만한 수많은 말이 나왔다며 "완전히 형편없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도 토론회에서 통제력을 잃고 화를 내는 모습을 보였다며 패자로 분류됐다.
반면 루비오와 부시는 승자로 꼽혔다.
WP는 "지난 토론회에서 같은 말을 반복해 '로봇같다'는 평가를 받은 루비오가 당시 토론이 예외적인 상황이었다는 점을 입증했다"며 "트럼프와 맞선 부시는 명성에 걸맞게 토론회 가운데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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