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다움’ 고민하는 직장男…“젊은 여성이 혜택 받았다” 인식도
남성 절반 이상이 '된장녀' 등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직장인 남성은 청소년이나 대학생 등보다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내 역할에 부담을 느낀다'는 식의 성역할에 대한 갈등을 더 크게 느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남녀 간 성평등 가치 갈등 양상의 현황 등을 살펴보고자 지난해 10월 1∼20일 15세 이상 35세 미만 남성 1천200명과 여성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3일 밝혔다.
'김치녀', '된장녀', '김여사', '성괴'(성형괴물) 등 여성비하 표현에 얼마나 공감하는지 묻는 설문에 남성(전체 1천200명 중 유효한 응답 1천7명)의 54.2%가 공감한다고 답했다. 이는 여성(전체 300명 중 유효한 응답 249명) 24.1%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집단별로 보면 남성 청소년(전체 308명 중 유효한 응답 156명)의 66.7%가 공감한다는 응답을 내놓아 어린 연령대에서 여성 혐오가 더 심각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 남성은 자존감이 낮은 사람,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높은 사람, 성평등 의식이 낮은 사람, '여성은 열등하다'는 식의 적대적 성차별주의와 '여성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온정적 성차별주의 의식을 가진 사람, 남성으로서의 성역할 갈등이 큰 사람일수록 공감 정도가 더 높았다.
전체 응답자 중 실제로 여성혐오성 글이나 댓글을 쓴 적이 있는 사람은 8.6%이었다. 여성혐오 표현에 공감한다는 사람 중에서는 21.3%가 이런 글이나 댓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남성의 성역할 갈등 점수는 2.45점이었다.
성역할 갈등은 '성공·권력·경쟁', '일·가정 양립', '감정 표현', '남성과의 애정행동 억제', '가족부양', '남성 우월' 등 6가지 요소에서 갈등을 겪는지를 5점 척도로 물은 것이다. 1점은 자신의 성역할에 갈등하지 않는다, 5점은 매우 갈등한다는 의미다.
집단별로는 직장인이 2.50점으로 가장 높았다. 청소년과 대학생은 각각 2.39점과 2.42점이었다.
직장인 남성이 가족 부양과 사회적 성공, 경쟁 등에 내몰리면서도 남성으로서 우월감을 지키려는 데서 오는 갈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성 응답자들은 청소년, 대학생, 취업준비생/무직, 직장인 모두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 좋은 대상 혹은 혜택받은 집단으로 '20∼30대 여성'을 꼽았다.
특히 남자 청소년은 41.3%가 20∼30대 여성이 혜택을 받고 있다고 봤다.
연구원은 "남성 사이에서 우리 사회의 여성에 대한 비난이 청소년 시기부터 시작되며 젊은 여성들이 사회적 혜택을 누린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음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는 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남성의 삶에 관한 기초연구(Ⅱ): 청년층 남성의 성평등 가치 갈등 요인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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