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신문기사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께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생일을 맞이하여 선물로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글을 붓글씨로 직접 써 선물하였다는 소식을 보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반총장께서 참 멋지고 의미 있는 글을 선물하셨구나.” 생각하였다.
우선 우리는 물이 이 세상 만물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정말 안 될 중요한 요소임은 다 인정할 것이다.‘상선약수’란 노자 도덕경 8장 첫 머리에 나오는 말로 물의 공덕을 지극한 도(道)와 견주어 하신 말씀이다. 물처럼 스스로 낮추어 모든 것을 이롭게 하되 다투지 않고, 뭇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머물기를 좋아하기에 도라 할 수 있다 한다.
낮은 땅에 거처하고 마음 씀씀이는 그윽하며 벗을 사귀되 어질게 사귀며, 말은 믿음직스럽게 하고, 다스림은 질서가 있게 하며, 일을 할 때는 능력이 있으며 움직일 때는 바른 때를 알며 대저 오로지 다투기를 아니하니 허물이 없다 하였다.
나는 물에서 배울 수 있는 위와 같은 공덕을 참 좋아한다. 나의 스승님들도 물에서 본받아야 할 공덕에 대하여 자주 가르침을 주셨다. 대산종사 말씀하시기를 "물은 어떠한 덕을 가지고 있는가? 물은 바로 무상(無相)의 덕을 가지고 있다. 더러운 것을 다 씻어 주되 한 점의 상(相)이 없으며, 만물을 살려주는 생명의 원천이건만 공성신퇴(功成身退)를 한다.
장량(張良)은 한고조(漢高祖)를 도와 천하통일(天下統一)을 하고 논공행상 (論功行賞)을 할 때, 제일 먼저 장량에게 물으니, 제일 이름 없고 가난한 박토를 원하므로 대중이 다 의아하게 생각하였다. 또 그 자녀들도 그것을 불평하므로 장량이 말하기를 ' 그것이 큰 복이다 '고 타이르니, 아들이 '가난이 큰 복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때 장량이 '네 생명을 앗아갈 사람이 없으니 큰 복이 아니냐.'하였다 한다. "
위의 법문에서 공성신퇴(功成身退)란 무엇인가? 공을 이룬 후에는 그 자리에서 물러남을 말하지 않는가? 물러나되 자기가 이룬 공에 대하여 공덕비를 요청하지도 않고, 어떤 과한 댓가도 바라지 않고 흔연히 물러나기가 쉽지 않은 일 같다. 특히 요즘 같은 물질만능 시대에 말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본인은 상없이 물러나고 그 공을 정당하게 치사해 주는 것은 국가나 사회나 단체나 국민이 우러나와 공경의 마음으로 예우를 해 줘야 할 것이다. 그래야 세상을 위하여 일하는 공도자가 많이 쏟아져 나올 것이니까.
대산종사 이어서 말씀하신다. "물은 또 가장 유(柔)하기 때문에 태산(泰山)같이 굳세고 큰 산을 뚫는다. 옛날 어떤 대사가 길을 가는데 양반이 그 옆을 지나가다 대사에게 먼저 절을 하지 않는다고 때리고 발로 차는지라, 대사는 벗겨진 신발을 주워서 장삼 소매로 닦아서 신겨 주니 그 양반이 감동하여 제자가 되었다. 유로써 강(强)을 이긴 것이다. 이것이 극히 부드러운 물의 덕이다. 그러므로 물은 무상이며, 항상 양보로써 강을 항복받는다. "
원불교의 출가 교역자를 전무출신이라고 한다. 전무출신은 그 역할에 따라 교무, 도무, 덕무로 나누어진다. 그 전무출신들의 친목단체로 수덕회(水德會)가 조직되어 있는데 그 수덕회의 노래 가사를 보면 물의 공덕과 수덕회의 목적이 잘 나타나 있다.
물은 세상 만물을 기르면서도 스스로 낮은 곳에 흘러가나니 섬기는 물의 덕 우리의 정신 겸손하온 물의 덕 우리의 정신. 물은 본래 그 성질 부드러워도 구슬져 방울방울 돌도 뚫나니 꾸준한 물의 덕 우리의 정성 끊임없는 물의 덕 우리의 정성. 물은 맑고 흐림을 두루 합하여 맑히며 여울지어 바다 이루니 합치는 물의 덕 우리의 단결 국한 없는 물의 덕 우리의 단결.
나는 정말 이렇게 물처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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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예리 < 교무/릿지필드 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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