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애틀 한인마켓 절도범 총격 사망사건
▶ “몸싸움 중 총 뺏으려해” 무죄 주장, 비디오 분석결과 “위협 행동 없어”
가족이 운영하는 그로서리 마켓에 침입한 절도범에 총격을 가해 사망케 한 한인 업주가 살인혐의로 전격 체포돼 기소된 가운데(본보 28·29일자 보도) 총격 당시의 상황을 둘러싸고 경찰의 설명과 업주의 주장이 달라 향후 재판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한인 업주는 절도범이 자신의 총을 빼앗으려 해 생명의 위험을 느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경찰은 이 업소의 폐쇄회로(CCTV)에 잡힌 동영상을 토대로 한인 업주의 대응이 살인혐의에 해당한다고 체포 이유를 밝혀 한인 업주의 정당방위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스패나웨이 지역의 한인 운영 그로서리 마켓 ‘퍼시픽 퀵마트’에서 지난 25일 밤 업주 김민식(30·영어명 벤 김·사진)씨가 업소에 들어와 시가 등을 훔치려던 타코마 자킬 메이슨(21)에게 총격을 가해 메이슨이 현장에서 숨진데서 비롯됐다.
사건을 수사한 피어스 카운티 셰리프국은 당초 김씨가 숨진 메이슨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자신을 바닥에 눕힌 뒤 총을 빼앗으려 해 어쩔수 없이 총을 쐈다고 진술해 그를 체포하지 않았으나, 이후 수사 과정에서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김씨의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 김씨에게 2급 살인혐의를 적용해 체포했다고 밝혔다. 29일 열린 법원 인정신문에서 김씨는 총격이 정당방위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피어스 카운티 셰리프국의 에드 트로이 대변인은 “CCTV를 보면 당시 메이슨은 전혀 위협적 행동이 없었고, 가게를 떠나라는 김씨의 말을 듣고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김씨가 그의 등에 두 발의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CCTV의 내용이 상세하게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씨는 이날 오후 9시40분께 한 차례 쫓겨난 뒤 다시 가게로 들어온 메이슨과 다른 친구 등 2명과 언쟁을 벌였으며 서로 주먹이 오가는 물리적인 몸싸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씨는 8개월 전 가족 비즈니스로 이 업소를 구입한 뒤 현재까지 모두 3차례에 걸친 강도 피해를 입었으며, 지난달 부인이 강도 총에 맞는 사건을 당한 뒤 힘든 과정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셰리프국 트로이 대변인은 “김씨가 지난달 강도범의 총격으로 부인이 복부에 총격을 받아 매우 예민한 상황인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총격에 따른 책임은 져야 한다”며 “절도범이라고 해서 총격 살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형사법 전문가들은 이같은 경우 정당방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절도범이 무기를 가지고 김씨를 위협하거나 실제적으로 폭력을 가해 생명의 위협을 느껴 총기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방어할 수 없었다는 타당성이 밑받침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기준 변호사는 “경찰에 의해 밝혀진 사실을 토대로 봤을 때는 절도범이 생명의 위협을 가했다는 것을 충분하게 입증할 상황이 못되는 것 같다”며 “물론 향후 또 다른 추가 사실이 나올 경우에는 정당방위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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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양준·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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