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ㆍ경북(TK) 지역은 그동안 '새누리당 공천만 받으면 막대기를 꽂아도 당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당의 전통적 강세지역이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현역 의원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 교체되고 잇달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소속 돌풍이 새누리당 텃밭에서 불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특히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과 보수성향 무소속 후보들의 대결 여부 및 총선 성적표가 주목된다.

또 여야 거물급인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격돌하는 대구 수성 갑 선거구도 전국적인 관심 지역이다.

■‘진박’ vs 유승민 대결 무산
대구에서는 우선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이른바 ‘배신의 아이콘’으로 낙인 찍혀 새누리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유승민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동구을 선거구의 투표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 후보였던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후보 등록을 하지 못함에 따라 결국 ‘진박’ 후보 대 유승민 후보의 대결이 무산돼 유 의원 대 야당 대결구도로 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승천 대구 동구을 지역위원장을 이 지역구에 공천했으나 선거에서는 사실상 유 의원의 당선이 따 놓은 당상이라는 분석이다.

■수성 갑 거물 맞대결
수성 갑 선거구는 여야의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고교ㆍ대학ㆍ학생운동권 선후배 사이인 김문수, 김부겸 후보의 격돌이 볼만하다.

4선 가도를 달려온 이한구 새누리당 공관위원장이 불출마를 선언해 '무주공산'이 된 이 지역은 '대구의 정치 1번지'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여당으로서는 빼앗길 수 없는 고지다.

그러나 지금까지 각 언론사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김부겸 전 의원이 김문수 전 지사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새누리당에 비상이 걸린 반면, 야권에서는 첫 지역구 의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더민주 김 전 의원의 TK 교두보 확보 여부가 관심을 받고 있다.

김문수 전 지사 측은 선거가 임박할수록 전통 여당 지지층 결집이 이뤄지면서 지지율이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북을 지역구 무소속 돌풍 부나
20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되면서 대구 북을 선거구가 관심 지역으로 급부상했다. 새누리당 텃밭인 이곳에서 양명모(56) 전 대구시의원이 새누리당 후보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홍의락(61) 전 의원과 일전을 치르게 되는데,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변수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영남일보와 대구 MBC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북구을 만 19세 이상 남녀 508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 95%·신뢰 수준 ±4.3%·응답률 3.0%)한 결과 홍 후보가 42.3%의 지지율로 양 후보(26.8%)를 15.5% 포인트 앞섰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제2의 김부겸'에 대한 섣부른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대구에서 더민주당 위상 등을 고려하면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이례적이어서 지역 정치권이 비상한 관심을 보인다. 이는 더민주당 컷오프로 홍 후보가 탈당하는 과정이 그의 존재를 주민들에게 각인시키는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종섭 전 장관 등 주목
북구 갑에서는 '친 유승민계'로 분류돼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권은희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정태옥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과 대결을 벌이게 됐다.

동갑에서 공천 배제된 류성걸 의원도 무소속 출마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 새누리당 공천권을 거머쥔 '진박(진짜 친박) 후보' 정종섭 전 행자부장관과의 본선 대결여부가 주목된다.

수성을에서는 새누리당에서 공천 탈락한 3선 주호영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해 결과가 주목된다. 새누리당은 이곳에 이인선 전 경북 정무부지사를 공천했다.

경북의 경우 구미 을 선거구에서 3선 김태환 의원이 공천 배제된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새누리당 장석춘 전 한국노총 위원장과 대결을 벌인다. 구미 갑에서는 새누리당 경선에서 승리한 백승주 전 국방부 차관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가운데 민중연합당 남수정 전 민노총 경북지부 사무처장이 도전장을 냈다.

이밖에 새누리당 여성 우선 추천지역으로 선정돼 김정재 전 중앙당 부대변인이 공천권을 확보한 포항 북구에서는 박승호 전 포항시장이 당 결정에 반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