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명 집단탈출, 국제적 대북제재 외화벌이 타격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으로 탈출해 귀순했다. 한국에 도착해 이동하는 이들의 옷차림이 매우 세련돼 보인다. <연합>
북한 해외식당에서 근무하는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해 한국으로 입국, 파문을 던지고 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8일(이하 한국시간) “북한 해외식당에서 근무 중이던 지배인과 종업원 등 13명이 집단 귀순했다”며 “이들은 남자 지배인 1명과 여자 종업원 12명으로, 4월7일 서울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외화벌이 일꾼인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은 TV와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의 실상을 접하고 북한 체제의 허구성을 깨달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디서 어떻게 탈출했나
이번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의 탈북 지역은 중국이 아니라 동남아 국가 중에 하나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탈북 지역과 탈북 경로에 대해 정 대변인은 “나라와 경로는 그동안의 관례상 말씀드릴 수 없다”며 “그 이유는 제3국과의 외교마찰을 우려하고, 그 다음에 이 분들의 신변보호, 그리고 또 향후 있을지도 모르는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그동안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한두 명이 개별적으로 탈북한 사례는 있지만, 같은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이 한꺼번에 탈북해 입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부는 이들의 의사를 존중해 인도적인 차원에서 받아들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왜 탈출했나
정부의 한 소식통은 “북한 체제에 대한 회의와 남한 사회에 대한 동경이 탈북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해외식당들이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와 한국 정부의 북한 식당 이용 금지령 등 독자 대북제재 여파로 한국인 손님의 발길이 끊겨 영업에 어려움을 겪자 식당 운영 때 발생한 문제와 이에 대한 책임 추궁 등을 우려해 집단으로 탈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해외 식당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중산층에 해당하는) 당성이 아주 높은 사람들로, 북한 소환 이후의 압박과 두려움 때문에 탈북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며 “대북제재로 영업이 어려워지자 식당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책임관련 문제 등이 발견돼 이에 대한 부담 때문에 집단으로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업부진으로 폐업한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북한 식당‘평양고려식당’의 모습. <연합>
■배경과 파장은
현재 동남아시아에서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운영하는 식당들은 대북제재의 여파로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고객인 한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으면서 문을 닫는 식당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 이번 집단 탈출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베트남 중부의 유명 관광도시 다낭에 있는 고급 북한식당 ‘평양관’이 지난 1일 문을 닫았으며 종업원 10여명은 귀국했다. 베트남에는 이번에 폐업한 평양관을 포함해 총 4개의 북한식당이 있는데 이들 북한식당도 최근 손님이 50% 이상 급감, 영업난을 겪고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수도 프놈펜에 있는 북한식당 6개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 대동강식당, 지난 2월 고려식당, 3월 능라도식당 등 3곳이 차례로 문을 닫았다.
한편 북한은 이번 해외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출 사태에 대해 ‘기획탈북’ 혹은 ‘납치’라고 주장하며 반발할 가능성도 있어 향후 파장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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