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7일 테슬라 ‘모델3’의 1000달러 예약이 32만5,000건(인도시 총액 약 140억달러)을 초과했다. 대단한 열기다. 유가 폭락으로 인한 작년 테슬라 전기차 판매 부진을 돌파하는 정면 승부요, 일런 머스크의 천재성이 번쩍번쩍한다.
이 예약 건수가 얼마나 대단한 수치인가는, 미국의 연간 차량 판매 대수가 1,600~1,700만대 정도이고 단일 모델로 제일 잘 팔리는 포드 픽업 F시리즈가 연간 약 56만4,000천대로 1위고 2위가 실버라도 44만대, 3위가 램 33만대, 그리고 4위인 승용차 캠리가 32만6,000대 팔린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알 수 있다. 참고로 현대 쏘나타는 21위로 15만600대다.
원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가던 2011년, 미국 소비자들은 치솟는 유가로 기름을 벌컥벌컥 먹어 없애는 머슬카에서 친환경적이고 연비가 높은 하이브리드로 옮아가던 중이었다. 그런데 셰일오일 업계에서 수평굴착과 새로운 파쇄공법을 개발, 원유가를 폭락시키는 바람에 자동차 시장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유가하락으로 베네주엘라, 나이지리아 같은 나라들은 줄파산이 예상되는 판이다.
유가 폭락 속에 전기차는 인기를 잃어가는 추세였고 미국의 ‘빅 쓰리’는 앞으로 도래할 전기차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유가하락을 최대한 활용, 엄청난 판매 전략과 융자조건을 내세워 무리한 판매를 밀어붙이던 중이었다. (그 증거로 요즘 신문의 차량 리스 광고들을 보라. 믿을 수 없을 만큼 저렴하다)그 틈새를 테슬라가 치고 나선 것이다. 어쨌든 화석연료에 의한 대기오염, 그 생산과 공급에 관련된 환경파괴 및 오염이 인류와 자연에 어마어마한 재해를 몰고 온다는 건 아무도 부정할 수없는 현실이 된 마당에 전기 자동차 또한 피할 수 없는 대세이기는 하다.
20세기 초 미국인들은 새로 나온 자동차를 어른들 장난감 취급했다. 초창기, 가다가 서곤 하는 자동차는 놀림감이었다, 석탄 기관선과 벙커C유 기관선, 이스트만 코닥과 디지털 카메라 등등 항상 초창기 제품은 놀림감이 되곤 한다.
이제 대세가 되어가는 전기 자동차는 수많은 근로자들에게는 악몽이 될 수밖에 없다. 전기 자동차는 구조가 너무 간단해서 약 1만5,000개 부품으로 구성되는 기존의 자동차가 이제는 바퀴, 차대, 배터리, 컴퓨터 등등으로 간단히 줄어든다.
조립 공정이 엄청나게 간단해 진다는 것이고, 자동차 정비소들도 손 볼 부품이 별로 없게 된다. 미국에는 자동차 정비소가 약 3만개 있다. 그 정비소에 주인을 합쳐 약 5명이 일한다 치면 15만명 기능공의 실업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말이 된다. 그들의 시간당 임금이 최소 30달러 이상은 될 텐데 이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경우 경제 전반에까지 여파가 미치게 된다. 또 자동차 공장과 부품하청 공장들, 그리고 그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삶에도 변화가 불가피해 진다.
‘인간은 필요 없다’의 저자 제리 카프만의 지적대로 산업혁명으로 인한 실업자의 재취업은 장기간의 추가 교육이 없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 만일 정비소가 문을 닫아서 그 정비공이 바이오 엔지니어링 회사에 취직하려면, 최소 대학 4년 전공학습기간은 필수일 것이다.
그 비용을 국가가 감당해 줄 수 있을까? 또 노동자는 그런 공부를 할 능력이 될까? 어느 산업혁명시기에도 사라져 가는 산업의 노동자가 새로운 산업계 직장에 쉽게 취직된 적은 없다. 18세기 스코틀랜드의 영주들은 곡물 농사 대신 양모 생산을 위해 소작인들을 내쫒았다. 그들 중 재수가 좋았던 사람들은 캐나다의 노바스코시아로 이민을 가서 죽을 고생을 했고, 나머지는 도시의 부랑민이 되어 서서히 도태되어버렸다.
미래의 인공지능이 문제가 아니라 당장 산업계의 혁명적 변화 속에서 우리는 사막의 타조들처럼 모래 속에 머리를 묻은 채 폭풍을 피해보려고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어떤 보장도 없이 극도의 효율성을 앞세워 돌진해 오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괴물 앞에서 우리는 공포심을 느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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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한성 증권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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