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주자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는 2004년 ‘트럼프 대학교’란 이름으로 부동산 세미나를 개설하고 여기에 참석하는 수강생으로부터 수강료를 징수함과 동시에 부동산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 사기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2005년 뉴욕주 교육국은 트럼프에게 ‘트럼프 대학’이란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경고문을 발급했지만 2010년까지 같은 명칭을 사용해 오다가 그 이름을 ‘트럼프 기업가 학회(Trump Entrepreneur Institution)‘로 바꿔 같은 사업을 계속해왔다.
3일간의 세미나에 등록시키고 이 기간 중 1년 코스 세미나에 등록하도록 유도했으며 수강생들로부터 1인당 3만4,995달러를 수강료로 징수했다. 세미나를 강의하는 강사에게 수강료의 10%를 커미션으로 지불했다.
수강생 피해자들은 대개 은퇴한 사람들로 은퇴연금을 이 세미나와 알선하는 부동산에 투자해 날려버린 케이스가 대부분이다. 은퇴 연령에 가까운 노인에게 접근하여 “평생 이렇게 일만 할 겁니까? 아니면 충분한 수입원을 마련해 놓고 골프나 치면서 여생을 즐기실 겁니까?” 하는 방법으로 노인들을 유혹했다고 피해자는 토로한다. 트럼프로부터 부동산 투자의 비밀스러운 지식을 습득함으로써 평생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약속의 대가로 세미나 수강료를 징수했다는 주장이다.
피해자인 맥케프는 트럼프를 상대로 캘리포니아주에서 집단 소송을 제기했고 트럼프는 원고를 명예훼손으로 100만달러 손해배상으로 맞대응 했다. 담당판사 곤잘로 꾸리엘은 트럼프의 명예훼손 맞고소를 기각함과 동시에 원고의 변호사 비용을 포함한 소송비용 80만달러를 지불하도록 명령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트럼프의 사기사건 재판은 금년 8월에 열릴 예정이다.
트럼프는 그에게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는 케이스에 대하여 담당판사가 멕시코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 진행된다고 주장한다. 꾸리엘 판사는 미국에서 출생한 미국시민이다. 공화당 원로들은 현직 판사를 향해 막말을 쏟아내는 트럼프를 조심시키고자 노력하지만 트럼프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미국에서의 판사에 대한 일반 시민의 태도는 트럼프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판사의 판결이 나에게 불리한 결정이라 하더라도, 또 그 판결을 상급법원에 항소할망정, 담당판사에게는 “Thank you, your honor”로 예의를 표하는 것이 미국시민의 표본이다. 사기 사건에 연루된 사실뿐 아니라 판사에 대한 막말은 많은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에서도 트럼프 상대로 집단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4,000만 달러 소송이다. 뉴욕 케이스의 재판은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재판이 있기 전에 양측 당사자 간에 여러 단계의 절차가 진행된다. 반대편 당사자와 증인을 출석시켜 심문(Deposition) 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이때에 노출되는 사건의 진상은 2016년 11월8일 대통령선거 이전에 공표될 것임으로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측에서는 심문 내용을 비공개로 진행하도록 법원에 청원할 것으로 예측된다. 역시 담당 판사의 재량에 속하는 사안이다.
이 집단소송을 진행하는 뉴욕 검찰총장 애릭 슈나이더만은 본 케이스를 ‘폰지 스킴(Ponzi scheme)’에 버금가는 세기의 사기 사건이라고 정의하며 승소할 것을 장담하고 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또는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에라도 이 사건은 민사사건이기 때문에 대통령 면책특권이 이 사기사건으로부터 트럼프를 보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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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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