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이들을 돌보기 위해 집에 일찍 돌아온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이 밭 때문에 회사를 마치면 바로 집으로 돌아올 생각을 한다. 집사람이 변비가 있어 풍성한 야채를 내가 직접 재배하여 밥상에 올려 변비를 예방토록 해 주는 것이 나의 꿈이다.

나보다 가족을 생각하고 부모님을 생각한다면 과연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우리세대는 부모님 세대보다는 분명히 잘 살고 있다. 풍요롭게 자라는 다음세대는 우리세대보다 분명히 더 잘 살아야하는데 더 잘 살 것 같지가 않아 걱정이 많다.

자식이 잘 살면 내가 행복할까? 자식이 나이든 부모의 일도 자신의 일처럼 열심히 처리해주면 행복할 것이고 잘 사는 자식이 부모를 잘 돌보지 않는다면 남보다 더 미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현상들을 치유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병든 사회를 치유하는 방법이 없을까?

몇 달 전에는 서울공대 1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 자신은 흙수저로 태어나 잘 살 자신이 없다며 자살했다. 나는 흙수저가 무슨 말인지 모르지만 그것이 자살이유는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부모님은 서울대에 들어갔다고 얼마나 대견해 했을까? 그 부모님과 가족을 남겨두고 자신은 훌쩍 떠났다. 또 얼마 전에는 아들이 다니는 대학병원 레제던트 3년차가 자살을 했다. 그날 저녁 업무 인수인계를 아들에게 해주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그날 저녁에 그렇게 되었다. 아들로부터 이 이야기를 듣고 정신이 멍했다. 그 가족들을 생각하니 망연자실할 따름이다. 둘째 살인을 특별한 이유 없이 쉽게 한다는 것이다. 30대 남성이 자신에게 기분 나쁘게 말했다는 이유로 40대 룸메이트를 살해했다. 그리고 또 어떤 이는 화장실에 갔다 오는 20대 여성을 아무 이유없이 살해한 경우도 있었다. 이것은 자신이 자살한 것보다 훨씬 나쁘다. 남의 귀중한 생명을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죽이다니 이것은 이 세상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셋째 의지가 약하다. 쉽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이것은 99%의 건강하고 훌륭한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1%의 약하고 병든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일들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인가? 같은 공기를 마시고 같은 공간에서 같이 살아온 젊은이들은 다 나의 동료들이라 조금이라도 치유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내가 자랄 때는 아버지를 설득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다. 가족 모두의 도움이 필요했다. 아버지는 장남이 하는 말은 잘 들어주었기 때문에 형님들에게 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생들의 지원사격도 중요하고 어머님이 한마디씩 거들어 주는 말씀도 굉장히 중요했다. 그래서 가족 모두에게 잘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번은 나의 장래에 대해서 열띤 토론이 있었다. 아버지께서 농사지을 땅은 있지만 8남매를 다 공부시킬 재산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선산은 누가 지키며 농사는 누가 짓느냐고 하셨다. 나는 속으로 “분명히 나는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어떻게 이곳을 빠져 나갈까를 생각하였다.

그때 어머님께서 거들어주셨다. 공부하고자 하는 자식은 공부를 시켜야 후일에 원망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황아는 시골에 있어도 농사 제대로 못 짓고 반거치 된다. 자식을 반거치 만들 것인가. 농사일은 당신이 짓다가 못 지으면 끝이지 어느 자식에게 농사지으라고 강요할 것인가? 자식들로부터 그런 원망은 듣기 싫다고 단호하게 말씀 하셨다. 이렇듯 나의 확고한 의지와 온 가족의 도움으로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이우황 회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