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사 “지지하지 않은 국민도 섬겨야”...59%가 다른 후보 지지
▶ 안보·경제 위기 해결 등 4대 과제 제시..‘구별 없는’ 통합이 핵심
“개혁과 통합 두 가지 과제를 모두 이루겠다”
‘5·9 장미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밤(이하 한국시간) 개표 초반 당선이 확실시되자 더불어민주당 상황실을 방문해 이렇게 강조했다. 개혁과 통합이 문재인정부를 이끌어가는 두 수레바퀴가 될 것임을 선언한 셈이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약식 취임식에서도 개혁·통합과 함께 안보 위기 및 민생 문제 해결 등 네 가지를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대선 과정에서 적폐 청산과 통합 등 두 가지를 강조해온 문 대통령은 당선 직후에는 ‘통합’에 더 무게를 둔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이번 대선 결과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41.1%를 득표함으로써 24%를 득표해 2위를 기록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17.1%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압승을 거뒀다. 2위와의 득표수 차이는 557만표가량으로 역대 대선 중 가장 컸다.
그러나 문 후보가 압승에만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 자신을 찍지 않은 유권자가 59%가까이 되는 점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또 문 대통령이 전국적으로 비교적 고른 지지를 얻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구·경북과 경남에서는 홍 후보에게 1위를 내줬다.
또 출구조사 결과 연령대별로 볼 때 문 대통령은 30대와 40대에서 과반 지지를 얻고, 20대와 50대에서 1위를 기록했으나 60대와 70대 이상에서는 홍 후보에게 크게 밀렸다. 홍 후보 지지자뿐 아니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지자(21.4%)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지지자(6.8%) 심상정 정의당 후보 지지자(6.2%) 등도 무시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이 이날 취임식에 앞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등 야4당 대표와 연쇄적으로 만나 국회 존중과 소통을 다짐한 것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뿐 아니라 야당과의 소통·공존을 모색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도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라며 “대화를 정례화하고 수시로 만나겠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회적 약자 등을 의식해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 관계자들은 “지지자와 비판자를 구별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해야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극단적 대립의 정치를 해소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런 점을 의식한 듯 “분열과 갈등의 정치도 바꾸겠다. 보수 진보 갈등도 끝나야 한다”면서 대화의 정치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정치·경제·사회 분야 전반의 개혁 필요성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겠다”면서 “준비를 마치는 대로 지금의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고, 때로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도 ▲권력기관을 정치로부터 완전 독립 ▲전국적으로 고르게 인사 등용 ▲재벌 개혁 등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안보 위기 조속 해결과 민생과 일자리 문제 해결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곧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가고, 베이징과 도쿄에도 가고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며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및 중국과 진지하게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 안팎으로 경제가 어렵고 민생도 어렵다”면서 “무엇보다 먼저 일자리를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1호 업무 지시는 일자리위원회 설치·운영에 관한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새로운 모범이 되겠다”면서 “훗날 고향으로 돌아가 평범한 시민이 되어 이웃과 정을 나눌 수 있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 정치학자는 “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의 불행을 이어받지 않으려면 취임식에서 약속한 것처럼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정한 통합 실천이 개혁 추진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쓴 소리도 경청해서 좋은 정치를 하려면 지지자와 비판자를 구별하지 않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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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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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믿고 뽑은 국민들에게 낮은 문턱의 좋은대통령으로.. 그런대통령과 함께 하는 국민 대한민국 화이팅
맞습니다, 대통령을 뽑는 경주는 끝이 낫습니다. 이제는 하나로 뭉쳐 국가안보와 경제살리기에 매진하여 잘살아봅시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 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했습니다. 옛날 군 시절 상무대 (육군 보병학교)에 가면 "나를 따르라" 했습니다. 새로운 대통령을 믿고 따라봅시다.j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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