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반 10분 만에 두 골 허용 뒤 후반 1분여 만에 또 실점
전반 10분 모로코의 우사마 탄난에게 두 번째 골을 허용한 한국 선수들이 허탈해하고 있다. <연합>
한국 축구대표팀 신태용호가 유럽 원정 두 번째 평가전에서도 완패했다. 러시아에 2-4로 무너진 데 이어 1.5군이 나선 모로코에도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었다. 신태용호는 10일 스위스 빌/비엘의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모로코와 평가전에서 1-3으로 졌다. 전반 초반에 2골, 후반 초반에 1골 등 먼저 3골을 내준 뒤 후반 21분 상대 골키퍼의 실책으로 인해 얻은 페널티킥을 손흥민이 성공시켜 간신히 영패만 면했다. 이날 모로코가 주전들을 대부분 뺀 사실상 1.5~2진 라인업을 내보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우울하기 짝이 없는 결과였다.
이로써 신태용호는 지난 7일 러시아에 2-4로 패한 것을 포함, 이번 유럽 원정 2연전을 2패, 스코어 합계 3-7로 마감했다. 신태용 감독은 부임 후 최종예선 두 경기에서 무득점 무승부를 기록한 것을 포함, 대표팀 성적이 2무2패가 됐다.
한마디로 한국 축구의 암울한 현 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허약한 수비와 무딘 공격은 물론 전술 부재와 투지 실종 등 모든 안 좋은 모습들만 종합세트처럼 골고루 있었다.
신태용 감독은 러시아전 베스트11 가운데 손흥민과 이청용, 장현수를 뺀 8명을 교체하며 새 조합을 모색했다. 손흥민-지동원-남태희가 최전방 삼각편대로 나섰고, 미드필드는 중앙에 기성용과 김보경, 좌우 윙백에 임창우와 이청용이 출격했다. 스리백에는 A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송주훈이 장현수, 김기희와 호흡을 맞췄다. 3-4-3 전술을 기본으로 하며 중앙 수비수 장현수가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공격 시에는 4-1-4-1 전술로 바뀌는 ‘변형 스리백 전술’로 나섰다.
하지만 경기 시작과 함께 모로코의 공격에 한국의 수비벽은 모래성보다 더 쉽게 허물어졌다. 너무 쉽게 뚫려 놀랄 지경이었다. 전반 7분엔 중앙 수비가 허무하게 뚫리면서 오사마 탄나네에 선제골을 내줬고 불과 3분 뒤에 또 페널티박스 안에서 다시 탄나네의 왼발 슈팅에 두 번째 골을 내줬다. 경기 시작 10분만에 벌써 스코어는 0-2였다.
좀처럼 공격 기회를 잡지 못하던 대표팀은 전반 26분 남태희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으나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에 걸리고 말았다.
팀이 생각보다도 더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분노한 신태용 감독은 작심한 듯 충격적인 교체카드를 단행해 분위기 반전을 모색했다. 경기 시작 불과 28분만에 선발 출장한 선수 3명을 교체한 것이다. 남태희와 김보경, 김기희를 빼내고 권창훈, 구자철, 정우영을 투입했고 이와 함꼐 임창우와 이청용을 좌위 풀백으로 내려 엉성했던 스리백 포메이션도 포백으로 재정비했다. 이후 다소 안정을 찾은 대표팀은 전반 32분과 42분 권창훈과 손흥민이 잇달아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0-2로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 직후 또 다시 맥없이 실점을 하고 말았다. 상대 공격에 수비라인이 어이없이 무너지며 이스마일 엘 하다드의 왼발 슈팅에 다시 한 골을 내줬다.
신태용 감독의 불편한 심기는 다음 교체카드에서 또 드러났다. 전반 초반에 교체 투입됐던 권창훈을 빼내고 황의조를 투입한 것. 부상이나 퇴장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데 전반 중간에 선발선수를 3명이나 바꾼 뒤 교체 투입한 선수를 다시 빼내는 극히 드문 교체 방식을 단행한 것이다. 선수들에 대한 불만을 여과없이 드러낸 행동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공격은 여전히 무뎠고 수비는 불안했다. 좀처럼 분위기가 회복될 것 같지 않아 보였지만 뜻밖의 행운이 찾아와 그나마 영패의 수모는 면했다. 모로코 골키퍼의 패스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구자철에 가로채였고 당황한 골키퍼가 구자철의 발을 걸어 한국에 페널티킥을 헌납한 것. 이를 손흥민이 성공시켜 1-3을 만들었다. 손흥민으로선 지난해 10월5일 카타르전 이후 369일만에 기록한 A매치 골이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의 골은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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