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월 2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국의 기업과 노동자들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태양광 전지와 세탁기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워싱턴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22일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 전지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선언하면서 미국의 자유무역정책의 반전과 미국내 일자리 보호를 선언했지만 이는 역효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 품목에 대한 관세인상 폭탄에 대해 이미 중국, 독일, 멕시코가 비난에 나서는 등 미국과 교역상대국들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태양광 설치 산업이 타격을 입고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가격인상 부담을 안겨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중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제품 과잉생산과 무역 관련 정보의 절취 등 더 까다로운 무역 문제가 닥쳐올 전망이어서 그 결과는 미국 산업계와 노동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는 우려가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이프가드 발동안에 서명하면서 " 우리는 그 동안 수입품의 물결에 밀려 심하게 손해를 보고 생산노동자의 생계에 영향을 미쳤던 미국의 기업보호에 전력을 다할 것이다. 미국은 더 이상 이용당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그는 미국의 일자리 감소가 그 동안 무역협상에서 미국을 압도했던 외국 탓이며 불공평하게 미국의 기업과 일자리가 축소되어왔다고 주장하고 중국, 멕시코 등 미국에 대한 수출이 수입량을 초과하는 나라들과의 모든 무역협정과 기존 협약을 뒤집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트럼프는 취임하자마자 오바마행정부가 추진하던 아시아 태평양 무역협정을 포기했고 트럼프 정부의 협상팀은 24년된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 내용도 변경을 선언해 캐나다와 멕시코의 반발을 샀지만 실제로 수입품에 대한 관세 폭탄으로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것은 22일의 발표가 처음이다.
트럼프의 백악관이 조지 부시 대통령이 2002년에 발동했던 세이프가드를 16년만에 다시 사용한 것은 1974년 제정된 무역법에 대통령이 미국내 산업의 손해를 막기 위해 긴급 관세의 부과나 무역장벽의 파기를 선언할 수 있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태양광 전지에 대한 것은 미국내 태양광 패널 생산업체 2 곳의 제소로 이뤄졌다. 한 곳은 중국 기업의 미국 자회사 서니바로 지난해 4월 파산신고를 했고 또 한 곳은 독일회사의 미국 자회사인 솔라월드 아메리카이다.
이들은 2005년엔 전 세계 태양광 전지 생산량의 7%를 생산했던 중국이 지난해엔 거의 70%를 생산하게 돼 가격 추락으로 지난 5년간 미국내 공장 30군데가 문을 닫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2012년 미국이 중국에서 생산해 수입되는 태양광 전지에 대해 관세를 올리자 중국은 이를 회피하기 위해 타이완을 비롯,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독일, 한국으로 생산지를 옮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내 태양광 생산업체들이 값싼 수입품으로 타격을 입는 동안 태양광 패널을 시공하는 미국회사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크게 번창했다. 이 시공 공사량은 2010년 이래 거의 두 배로 늘어났고 미국의 새로운 발전량 대부분을 태양광 발전이 차지하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트럼프의 조치로 이 분야 기업들은 고용을 크게 줄일 수 밖에 없게 되었다.
태양에너지산업 협회의 애비게일 로스 호퍼 회장은 트럼프의 세이프가드로 인해 미국내 2만30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며 120만 가구가 태양광 발전시설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2011년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제기한 수입 세탁기 문제는 한국이 LG와 삼성의 세탁기를 미국시장에 덤핑으로 홍수 출하했다는 주장이지만, 상무부의 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해 이 회사들은 생산지를 처음엔 중국으로, 나중엔 태국과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월풀 생산공장이 있는 오하이오주에서는 트럼프의 조치를 환영하지만 이로 인해 세탁기 가격만 높아질 것이라는 비판과 경고도 뒤따르고 있다. 관세 인상은 곧 미국 가정에 대한 세금이나 같아서, 결국 세탁기를 새로 사려는 일반 가정이 그 댓가를 치르게 된다는 얘기이다.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케이토 무역정책 연구소의 댄 이켄슨 소장은 태양광전지와 세탁기 세이프가드는 이전에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된 선례가 있어 당장 무역전쟁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트럼프 정부가 추진 중인 다른 무역전쟁이 더 큰 위험이라고 말한다.
트럼프는 앞으로 몇 주일 이내에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들에게 기술 전수를 해달라며 부당한 압력을 넣고 있는데 대해 조사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는데, 중국 정부는 이 역시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받아들이겠다고 경고했다.
이켄슨 소장은 트럼프정부가 중국산 철강재와 알루미늄 수입에 관세장벽을 높이면서 국가 안보를 그 근거로 제시할 경우 다른 나라들도 모두 그렇게 할 것으로 보고 있다. WTO는 각국의 국가안보를 근거로한 무역정책에는 중재나 개입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 때에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진짜 걷잡을 수 없는 무역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그는 우려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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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 미국에서 태양광 시공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solar panel를 설치하면 tax credit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 그 부분은 기사에 쏙 빼버렸군; 2016 – 2019: The tax credit remains at 30 percent of the cost of the solar energy system. Tax credit 때문에 나도 태양광 설치하려구 여기저기 알아봤었다. 기사 쓸때 제대로 알아보고, 분석해서 full information을 주시기 바랍니다. 내 요구가 너무 과한가?
성공한 사업가 트럼프를 또 무시하고 있네. 현장에서 중국을 다뤄본 트럼프 대통령이 책상머리에서 자료나 수집한 이켄슨 소장보다 훨씬 유능하다. 현 미국 경제가 말해주고있지 않나.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 망한다고, 언론들이 쉬지 않고 떠들어 됐는데.. 언론이 말한대로 전문가랍시고, 지껄어되던 자들의 예측이 지금 맞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