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시카고 마라톤 한인응원단 현장 스케치
‘2018 시카고 마라톤 대회’ 코스중 20마일 구간. 26마일 전 구간중 러너들이 가장 힘들어해서 ‘마의 구간’으로 불리운다. 그런데, 이날 시카고 마라톤을 난생처음(?) 취재한 기자의 눈에는 ‘마의 구간’이 아니라 ‘신명나는 구간’처럼 보였다.
러너스클럽과 일부 단체에서 한인 60여명이 나와 싸이의 강남스타일 등 신나는 노래를 틀고 북과 징을 치며 고통에 힘겨워하는 러너들을 열심히 응원하고 있었다. 그 현장은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태극기가 그려진 셔츠를 입은 ‘코리안 치어리더’들은 길게 줄을 지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면서 막바지 힘든 구간을 버텨내는 러너들과 하이파이브를 해주면서 독려했을 뿐 아니라 물, 야쿠르트, 녹용 홍삼액, 배즙, 주먹밥, 사과 등도 건넸다. 특히 친숙한 한인 러너들에게는 확성기로 이름을 크게 외쳐주며 힘을 북돋아주기도 했다. 이날 응원전에 처음 동참한 시카고 평통에서는 한반도가 그 어느 때보다도 평화의 분위기 무르익어가고 있는 시기를 의식해 ‘Keep Running, One Korea Cheers for You’라는 평화 메시지 배너도 걸어 눈길을 끌었다.
덕분에 타인종 러너들도 고통에 찌푸렸던 표정을 웃음으로 바꾸고 싸이의 말춤을 추기도 했으며, 한인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음료수나 음식을 맛보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또한 스마트폰 등으로 한인들의 흥겨운 응원 현장을 촬영하는 러너들도 눈에 띄었다. 마라톤 코스 중 이렇게 눈과 귀, 그리고 입까지 모두 즐거운 구간이 또 있을까… 특히 다른 나라에서 대회에 참가한 한인 러너들중에는 시카고 동포들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악수를 청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선수라는 본분까지 잠시 잊고(?)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너무 훈훈한 장면들이었다. 한인응원단 텐트를 찾은 77세의 중국 동포 남궁성씨는 “뉴욕, 도쿄, 보스턴, 런던, 베를린 마라톤을 모두 뛰어봤는데 시카고처럼 한인들이 함께 모여 응원해주는 곳은 없었다. 너무 감동적이다. 고맙다”며 감격해 했다.
취재기자를 떠나 한국인으로서 이날 전세계인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60여명의 한인 치어리더들에게 고생하셨으며 참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번 응원 행사를 기획하고 행사 진행을 위해 노력하고 봉사해주신 한인들 덕분에 올해 시카고 마라톤에 참가한 전세계 러너들에게 20마일구간 결코 ‘마의 구간’이 아닌 ‘신명나는 한국 구간’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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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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