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핵 포기=경제지원 제안, 北 수용 안 할 것”
워싱턴을 방문한 정세현(사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 관료들의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대북제재나 전략적 인내 등 기존의 방식이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새로운 방식, 변화를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바로 이러한 관료들의 무사안일을 참을 수 없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북미대화에 직접 나서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전 장관은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탑-다운 방식에도 한계가 있고 미국 내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아 우려 된다”며 “앞으로 진행될 북미회담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무협상에 나설 미국 관료들의 태도 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또 “이미 우리는 북핵문제 해법을 알고 있다”며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제재가 아닌 지원이지만 ‘퍼주기’라는 비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한미경제연구소(KEI)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주최한 오피니언 리더 세미나 참석을 위해 방미한 정 전 장관은 18일, 워싱턴 평통 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미협상, 북핵문제 해법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정 전 장관은 “미국은 줄곧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전폭적인 경제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하지만 북한은 절대로 이러한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핵 포기와 경제지원을 거래했던 리비아 독재정권이 결국 내전으로 몰락한 사례가 있는 만큼 북한은 결코 핵을 가지고 미국과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 전 장관은 또 “솔직히 미국은 전쟁과 관련된 무기수출로 유지되는 나라”라며 “정말로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원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물음을 던졌다. 북한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선에서 합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 정 전 장관은 “90년대 한국과 중국, 한국과 소련이 했던 것처럼 북한이 미국에 수교를 요청하면 미국이 이를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카드를 어떻게 이용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정 전 장관은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손을 맞잡고 북으로 넘어가는 장면을 보면서 “바로 이런 장면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이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북한 문제를 활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18일 워싱턴 평통에서 마련한 특별 강연회에 참석한 정 전 장관은 ‘한반도 냉전구조 이번에는 해체되는가’를 주제로 통일부 장관으로서의 실무경험뿐만 아니라 지난 판문점 회동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정 전 장관은 29대·30대 통일부 장관,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한반도평화포럼 상임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고정패널로 출연, 통일문제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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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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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가서 통전부 장관 하시오. 이런 사람을 불러다 간담회하는 인간들도 한심하고... 뭐하는 평통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