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학 맞아 한국서 방문 러시
▶ 어학연수·투어 부탁에 난감
#1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최근 한국에 있는 친정조카가 여름휴가철을 맞아 초등생 자녀 2명과 6주간 와 있겠다고 해서 난감하다. 일단 생각해 보고 답을 주겠다고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버겁고 부담스럽다.
숙식 제공은 물론 아침에 눈 뜰때부터 잠들기 전까지 라이드부터 식사까지 다 챙겨야 하는데 자신이 없다. 그렇다고 여태까지 친정과 사이가 좋았는데 거절하면 사이가 틀어질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가슴앓이 중이다.
#2 메릴랜드에 사는 이모씨 역시 대학 동창이 한 달간 자신의 중학생 아들을 워싱턴에 보낼테니 어학연수 시켜줄 학교를 찾아 달라는 부탁에 곤란하다. 대중교통이 발달된 한국과 달리 여기서는 누가 꼭 차편을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해도, 자신의 아들이 다 알아서 할테니 먹고 자는 것만 제공해 달라는 요청에 말문이 막힌다.
한국의 초중고 여름방학과 휴가시즌을 맞아 한국에서 워싱턴을 방문하는 손님들 때문에 일부 한인가정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워싱턴의 경우 스미소니언 국립 박물관과 백악관, 의사당 등 관광명소들이 몰려 있어 방학이나 휴가를 이용한 친인척과 지인들의 방문이 여름 내내 이어지며 이들을 대접하기 위한 시간적·경제적 부담은 물론, 육체적·정신적 피로로 인해 직장 및 사업체에도 영향을 줄 만큼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
특히 한국내 대부분의 학교들이 이번 주부터 여름방학에 들어가면서 어린 자녀를 둔 친인척들과 지인들이 미국내 문화나 언어 연수를 희망하며 자녀의 방문 요청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며 당혹해 하는 한인 가정이 적지 않다.
김모(페어팩스 거주)씨는 매년 여름방학 시즌이 되면 한국에서 걸려오는 전화나 카톡 메시지 확인하기가 겁난다. 여름방학과 휴가를 이용해 워싱턴 방문을 계획하는 지인들이 김씨 집에 체류는 물론, 인근 여행 투어 등을 부탁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처음에는 오랜 만에 보는 지인들이 반갑기도 하고 도움이 될까 해서 라이드나 숙박제공을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당연시하는 지인들 때문에 힘들다”고 말했다.
이모(DC 거주)씨는 “이달 말 한국에서 친척들이 여행차 방문하기로 해 휴가를 내야하고, 뒷바라지 비용 역시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장모(매나사스 거주)씨는 “몇 년전 대학 동창과 그의 초등생 아들 1명이 와 한달간 집에서 뒷바라지 한 적이 있는데, 작년에 내가 한국에 가니 밥 한끼 사고 그만인 것을 보고 다시는 안 한다”며 “자기네 필요할 때만 연락하고,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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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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