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총장이 된 것은 저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도전이자 대신 벽을 넘어서는 일이 되었을 것입니다.”
지난 5월 총신대 총장에 취임한 이재서 총장(사진)은 한국 최초의 시각장애인 총장으로 화제가 됐다. 이 총장은 15살 때 열병을 앓아 시력을 잃고 좌절했으나 신앙의 힘으로 학업에 정진해 총신대를 거쳐 미국에서 유학해 사회복지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96년 모교인 총신대 신학과 교수가 됐고, 2002년 자신이 설치를 주도한 사회복지학과로 자리를 옮겨 지난 2월 정년퇴임을 할 때까지 학생들을 가르쳤다.
지난해 총장 구속 등 학내문제로 어수선했던 총신대에서 비상교수회의 의장으로 활동했던 이 총장은 장애가 무색할 만큼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했다. 결국 총장 후보로 추대되어 지난 5월 취임했다. 이 총장은 “저도 제가 총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며 “장애인도 총장이 될 수 있다는 다른 많은 장애인들에게 뚫리지 않는 벽을 대신 넘어선 대리만족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밀알 선교단에서 개최하는 ‘사랑의 캠프’에 초청되어 워싱턴을 방문한 이 총장은 26일(금) 오전 10시, 워싱턴 덜레스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꿈과 가치’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한다.
최근 한국 교회가 여러 이유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총장은 “교회가 싫어서 떠난 사람들이 ‘그래도 기독교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총장으로도 뽑아주는구나’ 하면서 돌아오고 있다”며 신앙인으로서의 자세, 올바른 교회의 역할에 대해 쓴소리를 마다 않았다.
스스로 경험한 차별과 멸시, 신학교에서조차 거부당했던 장애인에 대한 편견 등 이 총장은 “언제부턴가 교회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을 소홀히 하고 있다”며 “초창기 선교사들이 어려운 사람을 도왔던 것처럼 고통 받는 사람,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하는 밀알 선교단은 다음달 서울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세계밀알연합 총재를 맡고 있는 이 총장은 “아무도 헌신하려고 하지 않는 장애인 사역, 그래서 더욱 밀알 선교단에 감사한다”며 “이를 가능하게 해준 한인교회들의 노력과 후원에 감사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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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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