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회’ 간판만 14개… 개인용도 악용에 동포들 외면
▶ 한인연합회 소송사태에 유사단체까지 나와 신뢰 상실
워싱턴 지역에 한인회가 난립한데다 제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어 지탄을 받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워싱턴 지역에는 ‘3개 한인회’로 불리는 한인연합회, 버지니아 한인회, 수도권 메릴랜드 한인회가 경쟁적인 발전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다 최근 맏형격인 한인연합회가 회장 선거에 따른 소송사태를 겪으며 신뢰를 잃었으며 수도권 메릴랜드 한인회는 메릴랜드 한인회와 지역구 경쟁을 하면서 메릴랜드 총한인회로 이름을 바꾸는가 하면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 지원금이 끊어진 버지니아 한인회도 한사랑 종합학교 부실운영에 따른 어려움이 적지 않다.
특히 한인연합회 사태는 소송이 마무리 되면서 정리가 되는 듯 했으나 소송 당사자인 폴라 박씨가 ‘워싱턴한인연합회’를 별도로 결성해 활동하면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과거에도 한인회장 선거에 따른 후유증이 적지 않았으나 이번처럼 심각한 갈등과 반목으로 인한 한인사회 분열은 없었다는 지적이다.
한인회 난립도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워싱턴 지역에는 3개 한인회 이외에도 동중부한인회 연합회, 워싱턴 수도권 한인회, 수도권 버지니아 한인회, DC 한인회, 몽고메리 카운티 한인회, 하워드 카운티 한인회, PG 카운티 한인회, 볼티모어 한인회, 메릴랜드 한인회, 남부 MD한인회 등 14개의 한인회가 이름을 내세우고 있다.
한인사회 권익을 대변하는 한인회장들이 많으면 그만큼 봉사할 일꾼들이 많아 좋을 수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일부에서는 한인사회 봉사보다는 정부 지원금을 노리거나 한인회장 명함을 뿌리고 다니며 개인적인 용도로 한인회를 악용하고 있다. 실제로 총영사관은 이런 단체들의 ‘손 벌리기’에 난색을 표하기도 한다.
한인회 대표성은 한인들로부터 나오지만 언제부턴가 소위 ‘나 홀로’ 단체나 친목회 수준의 한인회를 만들어 한인회장 행세를 하고 지역사회 정치인을 만나 한인사회 대표인양 행동하는 등 한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적지 않다.
K 전직 한인회장은 “결국 한인회는 활동을 통해 한인들로부터 인정받아야 하며 아무리 역사와 전통을 강조해도 한 번의 실수로 몰락할 수 있다”며 “한번 실추된 위상은 좀처럼 회복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250만 미주 한인사회를 대표한다는 미주한인회총연합회도 수년째 소모적인 법정공방만 반복하고 있다. 한인들은 물론 한국정부에서도 이미 한인사회 대표단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총연 임원으로 활동했던 L씨는 “최소 수 만 달러에서 많게는 수십만 달러를 써가며 진흙탕 싸움을 하는 한인회장들은 물론 이러한 싸움에 붙어 지역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소위 ‘선거꾼’들의 행태도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한인회들의 이 같은 행태에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왔던 ‘한인회 무용론’이 다시금 한인사회에서 거론되고 있다. 더 이상 개선이 불가능하다면 아예 없애버리자는 주장이다.
한인사회 원로인 K씨는 “한인회장은 법원에서 결정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마당에 더 이상 망신당하지 말고 차라리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한인회를 없애자”며 한인회 불신과 난립으로 인한 혼란스러운 상황에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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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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