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역사적 제막식…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한국서 참석
▶ VA 부지사 등 미 정치인들 대거 참석… VA 주지사도 축사

27일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서 일본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앞줄 왼쪽)가 아이들과 함께 소녀상을 덮고 있는 천을 걷어내고 있다.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지난 27일 애난데일에서 열렸다.
3년 전 워싱턴에 도착한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의 방해로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창고에 보관돼 왔으나 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공동대표 이정실, 조현숙)의 노력으로 한인타운 애난데일 중심에 자리를 마련해 마침내 빛을 보게 됐다.
제막식에는 한국에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참석해 소녀상에 꽃다발을 걸어주었다. 13살 소녀는 90대 할머니가 되어 다시금 앳된 소녀상 옆에 앉았다. 길원옥 할머니는 “여기 이렇게 13살 원옥이의 모습 그대로/미국사람 곁에 한국사람 곁에/나의 지난 아팠던 역사를 뿌렸으니/그 역사가 평화의 소녀상이 되어 이곳에 앉았으니…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이 되어 나 여기까지 왔네요”라는 자작시를 낭송했다.
이날 행사에는 저스틴 페어팩스 버지니아 부지사를 비롯해 챕 피터슨 주상원의원, 비비안 왓츠, 마크 김, 케이 코리 주하원의원, 페니 그로스 메이슨 디스트릭 수퍼바이저, 캐런 키스 카마라 교육위원, 이상현 페어팩스 시의원, 마크 장 메릴랜드 주하원의원 등 지역사회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해 축사를 전했으며 랠프 노담 주지사도 버지니아 주정부를 대표해 소녀상 건립을 축하하며 이를 위해 수고한 워싱턴 정대위, 희망나비 등 한인사회 노력에 감사하는 내용의 축사를 보내왔다.
할머니를 모시고 온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여기 워싱턴에서 할머니의 뒤를 따라 날갯짓하는 한인동포들, 미국친구들과 함께 노랑 날갯짓을 펼치겠다”며 “내가 증거다, 내가 기억이다, 내가 길원옥이 되어 다시는 성폭력을 만들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제막식 앞서 디딤새한국전통예술원의 난타, 정수경 원장의 살풀이 춤, 송승호씨의 창작소리, 노래패의 바위처럼, 워싱턴글로리아크로마하프단의 축하연주, 박경주 시인의 시낭송 등 문화공연이 펼쳐졌다.
워싱턴 한국일보 건물 앞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은 누구나 와서 사진도 찍고 옆자리에 앉아 기억할 수 있는 장소로 조성되고 바로 옆 건물 1층에 자리한 히즈 디자인 사무실에 관련 전시와 자료 배포, 기념품 판매 등 기억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소녀상은 가로 200cm, 세로 160cm, 높이 123cm로, 서울의 옛 주한일본대사관 맞은편에 있는 소녀상과 같은 크기다.
건립추진위는 “우리가 해냈다”며 “소녀상 건립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꾸준히 일본의 사죄와 반성을 촉구하고 역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한인사회 결집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유제원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