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아킨 피닉스(44)는 성격이 괴팍하고 까다로워 대하기가 거북한 사람인데 이날 인터뷰에서는 태도가 사무적이긴 하지만 상소리를 해가면서 가끔 유머도 섞어 진지하게 대답했다. 그의 눈길처럼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겼는데 겸손한 자세였지만 쉽게 접근하기가 힘든 사람임에 분명했다.
‘조커’에서 사회의 변두리 인간으로서 소외감을 견디다 못해 무차별 폭력을 행사하는 아서(조커)로 나온 피닉스와의 인터뷰가 최근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호텔에서 있었다. 코미디 ‘행오버’시리즈로 유명한 타드 필립스가 감독한 ‘조커’는 올 베니스영화제서 대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는데 피닉스가 체중을 50파운드까지 줄여가면서 겁이 날 정도로 강렬한 연기를 한다. 그는 젊은 유망주 배우로 약물과다복용으로 사망한 리버 피닉스의 동생이다.
영화에서 좁은 계단을 춤을 추며 내려오는 장면이 있는데 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그 좁은 계단에서 미리 춤 연습을 하지 않은 과오를 범했다. 두 개의 다른 렌즈로 찍었는데 하나는 아서의 실제를 보여주고 느린 동작으로 찍은 다른 하나는 조커의 환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춤은 안무가인 마이클 아놀드로 부터 배웠다. 나는 영화의 아이디어를 감독 외에는 그 누구와도 논의하지 않아 아놀드로 부터 배우는 것을 처음엔 꺼려했으나 그는 훌륭한 선생이었다. 우린 함께 동작의 개념을 탐구했다.
1인 2역이나 같은 아서와 조커를 연기하면서 두 사람을 어떻게 이해했는가.
둘 다 결코 완전히 이해하질 못했다. 그래도 괜찮다고 본다. 그들의 행동의 동기를 알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흥미 있었다. 인간의 심리란 너무나 복잡한 것이어서 우린 우리들의 동기를 결코 완전히 알 수 없다고 본다. 물론 그들의 비논리적이요 상식을 벗어난 동기를 이해하려고 시도는 했으나 그 것은 곧 내 이해의 범주 밖으로 사라지곤 했다. 여하튼 이 영화의 인물만큼 극단적인 역을 해보기도 처음이다.
춤을 배우고 체중을 줄이고 괴이한 웃음을 웃는 등 역을 위한 준비가 얼마나 걸렸는지.
각본을 읽기도 전에 먼저 웃음부터 시작했다. 타드가 실제로 웃음을 억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비디오를 가져와 보면서 연습했다. 그리곤 촬영 시작 4개월 전에 다이빙을 시작했다. 그 것이 내 몸에 심오한 영향을 미쳤다. 춤은 촬영 시작 2개월 전에 아놀드와 함께 연습하면서 역시 비디오로도 공부했다. 체중을 잃은 것이 유연한 춤 동작 습득에 도움이 컸다. 체중을 잃으면 스스로 자기 몸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어 강한 힘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또 한편으론 쉽게 부상당하는 약점도 있다. 나는 조머를 지식과 연구에 근거한 인물이라기 보다 실험을 바탕으로 한 인물로 만들려고 시도했다.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로 나온 히스 레저( 이 역으로 사후 오스카 조연상 수상)를 보면서 연구라도 했는지.
난 그 영화가 나온 뒤 보지 않았다. 좌우간 우린 가능한 한 우리들만의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 우린 우리가 그 어느 영화나 만화의 인물들에 연결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난 조커 역을 그 어느 다른 영화가 아니라 가능한 한 실제에 근거한 인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럼 어느 다른 조커를 봤는가.
팀 버튼의 ‘배트맨’을 봤는데 내가 15세 때로 안다.
조커의 분장을 한 기분은 어땠는지.
촬영 7주 만에야 조커 역을 했다. 그 전에 분장과 헤어스타일과 의상 테스트를 각기 따로 했다. 조커에 대한 아이디어는 많았지만 막상 그 아이디어 중 과연 어느 것이 제대로 제 구실을 할지를 몰랐다. 헤어스타일과 의상과 분장을 함께 갖추고 나서야 무언가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내가 해석한 조커가 되었다.
지하철 안에서 살인을 한 뒤 지하철 역 화장실에서 춤을 추는 장면이 인상적인데.
그 역은 내가 아서로 부터 조커로 변신하는 과정을 그린 중요한 장면이다. 촬영 3주 때 찍었는데 타드와 나는 처음 생각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장면을 만들기로 묵언으로 합의하고 그 장면을 찍었다. 마침 그 때 타드가 음악의 일부를 가져와 틀었는데 우린 말이 아닌 그 무언가 다른 것으로 아서를 조커로 변신시키기로 했다. 그리고 타드는 나의 움직이는 발부터 찍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이 조커가 생성되는 순간이다. 물론 그 장면은 즉흥적인 것이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역인데 그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때로 힘들고 영육이 소진되는 일이었지만 우스운 것은 촬영이 끝나고 나면 정신이 오히려 고양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집에 와서도 타드와 전화로 이미 찍은 장면들을 어떻게 더 좋게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당연히 지치고 피곤해야 했는데 실제로 그런 경험을 느꼈다고 말하기가 힘들다. 웃는 연기가 힘들어 때로 휴식이 필요하긴 했으나 앞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능성에 흥분돼 막상 피곤하다고 심각하게 느끼질 못했다. 전연 기대치 않았던 일이다.
이 영화는 정말로 어두운 영화다. 인간이라면 그 누구나 가슴 속에 어두운 면을 지니고 있는데 당신의 어두움은 어떤 모양새인가.
모르겠다. 어쩌면 당신의 어두움과 마찬가지라고 본다.
당신의 연기는 상감인데 혹시 수상소감 연설 연습이라도 해본 적이 있는가.
없다. 나로선 쉽게 할 일이 못 된다.
아서는 어머니와 매우 가까운 사이인데 당신이 자랄 때 당신의 어머니로부터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75세난 어머니는 내게 그 누구보다 가장 큰 영향을 미쳤고 또 내게 영감을 불어넣어준 사람이다. 어머니는 내 형의 이름을 딴 비영리단체인 ‘리버 피닉스 센터 포 피스’를 위해 자원봉사 하는 일에 열심이시다. 이 단체는 비폭력 대화와 정의 회복 등을 구현하려고 노력하는 단체다. 어머니는 내게 끊임없이 영감을 안겨주시는 사람이다. 내 누나와 두 여동생들도 내게 심오한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다.
연기에 접근하는 방법이 따로 있는지.
배우마다 다르겠지만 난 그 것에 접근하는 바른 방법이 있다고 생가하지 않는다. 난 그저 부단히 연습하고 머리로 각본과 장면을 그리면서 연습할 뿐이다. 그리고 리허설 때 질문을 많이 한다. 촬영장에 일찍 나가 내가 생각해낸 장면에 관한 여러 연기를 연습한다. 그러다 보면 그 무언가가 나타나고 이어 옳다고 느껴지는 감정의 흐름을 따라간다. 이 감정에 감동을 느껴야 마음에 드는 연기가 나온다.
아서는 토크쇼에 나가게 되면서 좋아 어쩔 줄 모르는데 당신도 토크쇼에 첫 출연하면서 그런 흥분을 느꼈는가.
첫 출연은 ‘레터맨 쇼’였다. 그런데 난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아주 편치 않다. 그러나 난 레터맨이 천재적인 사람이어서 흥분했다. 그런데 쇼 출연자들은 사전에 인터뷰를 하고 얘기할 것도 미리 정해준다는 것을 처음 알고 터무니없는 짓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가 쇼에서 내게 질문을 할 때마다 난 사전에 대답해놓은 것과는 완전히 다른 대답을 했다. 재미있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찍을 때 역에 충실하려고 고독을 지키려고 혼자 있었는지.
사람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을 피하고 완전히 혼자 있었다. 난 원래 사교적인 사람이 아니다. 촬영 때 내가 관계한 사람들이라곤 영화 종사자들뿐이었다. 일하기 시작하면 그 일이 내 삶의 모든 것이 된다. 일하지 않을 때라도 자기 역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곤 한다. 대화도 일에 관한 것만 한다. 따라서 그런 태도는 영화에 관계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매우 피곤한 일이다. 연기란 모든 것을 소진시키는 작업이다. 그런 힘든 것에 대해 친구에게 말해 부담을 주기가 싫다.
당신은 한 때 연기를 포기한다고 말했는데.
그렇다. 그 때 난 배우란 직업이 내겐 어울리지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연기를 중단한 이유 중 하나는 내게 주어진 역이 다 내겐 전연 영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것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난 아이들이 보는 영화 따위는 만들고 싶지가 않았다. 내겐 배우가 될 자질이 있다면서 배우가 되라고 고무한 사람이 내 형 리버다. 뭘 보고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악인이 좋은 사람보다 더 내면이 복잡하다고 보는가.
모든 역은 다 복잡하다고 본다. 악인이 좋은 사람 역보다는 기대하지 않은 내면을 지닌 경우가 많긴 하나 훌륭한 감독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어느 역도 복잡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 조커라는 인물과 특별한 관계라도 있었는지.
14세 때 본 그래픽 노블의 조커가 전부다.
출처: http://www.weeklyh.com/detail/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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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선 서북미문인협회 회장시인
김인자 시인·수필가
최형욱 / 서울경제 논설위원
최호근 / 고려대 사학과 교수
이상희 UC 리버사이드 교수 인류학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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