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사랑한 미국 청년교사 세상과 작별하며 남긴 깊은 울림

댓글 2019-11-20 (수) 07:15:06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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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스 스콰이어스 추모 장학금’ 시작

▶ 한인 등 ESL 학생 대학진학 도울 예정

암으로 투병하다 지난 12일 세상을 떠난 해리스 스콰이어스 교사.

감사의 계절인 ‘땡스기빙’을 앞둔 초겨울, ‘한국’과 ‘코리안’을 많이 사랑했던 한 미국인 청년 교사가 세상과 작별하며 남긴 사랑이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페어팩스에서 나고 자라 페어팩스 카운티의 한 공립 고등학교에서 한인 등 이민자 자녀들의 영어를 가르치는 ESL 교사로 근무하다 올해 봄 림프 암이 발병, 지난 12일 하늘나라로 떠난 해리스 스콰이어스. 33세의 푸른 나이에 그는 부모와 형이 지켜보는 가운데 리치몬드 병원에서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 그를 떠나보내며 그의 부모와 가족, 절친했던 한인 친구들은 장례 조문 꽃과 선물 대신에 기금을 모아 페어팩스 카운티 ESL 학생들의 학업을 돕기 위한 장학기금으로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슬픔을 큰 사랑으로 승화’시키기로 결정한 가족들은 땡스기빙 주간인 30일(토) 오전 11시 페어팩스 시티에 위치한 페어팩스 장로교회에서 ‘해리스의 삶 축하행사(Celebration of Life ceremony for Harris)’를 갖는다.

해리스가 ESL 교사의 길을 걷게 된 것은 한인 친구 때문이었다. 버지니아 텍 졸업 후 2008년 당시 미 국무부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한국에 나가있던 중고등·대학을 함께 다닌 절친 필립 정을 만나러 한국에 다녀 온 이후 한국에 반한 것이다. 그 후 해리스는 한국에서 영어 교사의 길을 걸었다.
2009년부터 2년간 대한민국 교육부가 주관하는 원어민 영어교사 프로그램(English Program In Korea:EPIK) 장학생으로 선발돼 대전광역시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했다. 더욱이 교육부가 선정한 ‘최우수 원어민 교사‘에 선정될 정도로 열정을 바쳐 헌신했다. 당초 1년이 계약기간이었지만 한국에 빠져 1년을 더 연장하기도.
한국에 다녀온 후 그는 한국어와 K-팝에 큰 관심을 가졌고, 삼겹살과 김밥, 갈비 등 한식도 즐겨 찾아 ‘전생에 한국인 아니었나’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미국에 돌아온 그는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 주립 대학에서 ESL 전문 교사 석사과정을 마치고 페어팩스 공립학교 교사로 근무했으며 한인 학생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각별했다.
친구인 필립 정의 아버지 정승철(페어팩스 거주)씨는 “해리스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평소 해리스로부터 ‘코리안 맘’으로 불리던 아내 등 온가족이 슬퍼했다. 병이 다 나으면 감자탕에 소주 한 잔 하자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필립 정 변호사는 “그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던 친구들이 매년 해리스 생일에 만나 추모 장학금을 만들어 친구의 유지를 이어가기로 다짐했다”고 밝혔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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