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우명을‘근면, 정직, 성실’로 정한 고 서준경 원장은 15년간 무료시술 봉사로 사랑의 인술을 펼쳤다. 서 원장이 가족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LA 한인타운 올림픽길에서 영화당 한의원을 운영해오던 서준경(사진) 원장이 지난 해 1월24일 향년 69세를 일기로 갑자기 사망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유가족들은 오늘 로즈힐 공원에서 1주기 추모식을 진행한다.
처음에는 독감 증상으로 시작했다가 상태가 위중해지면서 병원으로 옮겼지만 폐렴에서 패혈증으로 발전해 어떻게 손을 써 볼 겨를도 없이 급작스럽게 사망했다.
서 씨는 1950년 12월16일 전북 김제에서 부친 서재영 씨와 모친 고옥환 씨의 3남 2녀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조선대 부속고등학교와 서울보건전문대학을 졸업 후 보사부 식품위생과에서 근무하다가 1980년 도미했다.
서 씨는 큰 형인 서영석 전 LA평통·한인회장(마취과의사)의 초청으로 도미해 이민초창기에 컬버시티에서 리커를 운영했다. 리커를 운영하면서 어느 정도 경제적인 부를 이루자 의사인 형의 영향을 받아 의사가 되어서 사회에 봉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늦은 나이에 한의사 공부를 시작했다. 1990년대 중반 중국에 건너가서 5년여 간 한의학을 공부한 그는 1990년대 말 한인타운에 영화당 한의원을 열었다. 서영석 전 평통회장은 “동생이 하나님께 서원 기도하고 기도응답을 받아 어렵게 술을 끊고 서원을 지키기위해 매주 화, 목요일에 무료시술을 15년 간 했다”고 말했다.
신분이나 처지에 관계없이 도움이 필요한 한인들을 위해서라면 누구에게나 치료를 해줬다. 영화당 한의원은 한인타운의 사랑방과도 같았다. 언제나 따뜻하고 큰 목소리로 환영하는 그의 태도는 지인들이 아프지 않아도 들러서 서로 안부를 묻는 공간이었다.
외국인 고객도 많았다. 10~20년 이상 영화당 한의원을 찾은 외국인들은 그의 침술을 믿고, 서로 통하는 영어로 소통했다. 자신의 가족, 친구들까지 데리고 와 그들에게는 생소한 침술을 소개했다고 한다.
서 씨는 한의원 오픈 시간에 올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개업 시간을 조정하고, 환자들을 위해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자신이 시간을 내 줄 정도로 헌신적이었다고 한다. 그가 재직하던 풍성한 교회에서도 의료 활동을 했던 그의 봉사정신을 인정해 그를 의료선교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현재 UC 샌프란시스코 의대 신경외과교수로 일하는 큰 딸 신디 고 씨는 “아빠가 항상 불우이웃을 돕는 일에 적극적이었고 중학교 때부터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권유해 의사의 꿈을 키우게 했다”고 회고했다. 또한 그녀는 “자녀들이 어렸을 때, 아빠가 피스모 비치까지 운전해서 직접 따온 전복을 요리해 주실 때의 행복한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회고했다. 서 씨의 차녀 수잔은 간호사이고 남편 윤정우 씨는 장인의 영향을 받아 의사로 일하고 있으며 장남 데이빗은 컴퓨터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서영석 전 평통회장은 “한인타운의 한 식당에서 지난해 식사한 적이 있는데, 누군가 계산을 대신 해줘서 물어봤더니 동생으로부터 치료를 받은 직원이 장례식장을 가지 못해 늦게나마 보답을 하기위해 식사비를 내게되었다고 말해 가슴이 저려왔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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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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