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에 위치한 ‘로스트 오리진스 갤러리’에서 탈북화가 송벽(원내사진)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북한에서 독재자를 찬양하는 정치 선전물을 그리다 2002년 탈북한 송벽 작가는 이제는 그와 정반대의 작품, 3대 세습 독재를 비판하고 고통받는 북한주민의 절박함을 알리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황해도 출신인 송 작가는 북한에서 취미로 그림을 그리다 당 간부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아 7년 동안 김일성과 체제 선전화를 그리게 됐다. 2002년 굶주림 때문에 북한을 탈출한 그는 “이제 더 이상 굶지도 않고 홍익대학교에서 다시 미술공부도 시작해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지만 아직도 여전히 괴롭다”며 “탈북과정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했으며 북한에 남아있는 동생은 자신 때문에 고통 받고 있다”고 했다.
풍자와 냉소, 원색의 선전물 같은 그의 작품은 유머보다는 절박함이 묻어난다. 세계가 주목했던 북미정상회담도 그에게는 “그저 우스꽝스러운 사랑놀이에 불과할 뿐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고통 받는 북한주민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다시금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포옹하는 그림 ‘내 품에 안겨봐’(사진)도 바로 이러한 그의 생각을 담고 있다. 그의 그림은 북한에서는 절대로 할 수 없었던 정치권력, 국가 지도자에 대한 풍자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풍자도 거침없다. 때문에 한동안 국정원 직원이 상주하며 자신의 활동을 감시했다며 이런 이유로 현재는 독일에서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송 작가는 “많은 것을 희생하면서 자유를 찾아 왔지만 아직도 여전히 불편하다”며 “30년을 북한에 살며 직접 경험했던 현실을 그저 있는 그대로 알리고 싶은 것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썩은 곰팡이는 주저 없이 잘라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벽 전시회 ‘그래픽 소설: 북한 사람 이야기’는 워싱턴에 이어 뉴욕에서도 열릴 예정이며 3월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전시와 강연회가 열리고 가을에 다시 워싱턴에 올 예정이다.
“북한 주민들의 한숨소리가 들린다”는 송 작가는 “그림 한 장으로 세상이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잔잔한 호수에 파장을 일으키는 돌멩이 하나가 되고 싶다”며 “북한뿐만 아니라 독재에 신음하며 고통받는 세계인들에게 잔잔한 희망의 물결이 되어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회는 ‘로스트 오리진스 갤러리’에서 오는 23일까지 열리며 운영시간은 토/일 오후 12-5시, 평일에는 예약해야한다.
주소 3110 Mt Pleasant St, NW, Washington, 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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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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