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봄 하늘에/자목련이 둥실 둥실//연보라 방석 우에/박 속 같은 박 속 같은// 세 모시/옥색 치마에/남도 아씨 오시렷다.’(변완수 시조 ‘자목련’ 전문)
산수(傘壽)를 훌쩍 넘긴 시조시인이며 한학자인 수불(手不) 변완수 선생(원내 사진)이 시조와 한시번역시를 엮어 ‘미진 시첩(迷津 試帖·사진)’을 펴냈다.
작품집은 시조편과 고절 만역(古絶 漫譯)으로 구분돼 시조편에는 설야, 자목련, 선산, 사모곡, 조춘, 양란, 미진, 봄 앓이, 쉐난도아 등 산중의 정제된 삶과 깊은 사색에서 나온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고절 만역에는 김재안의 ‘기무설사’와 율곡의 ‘산중’을 비롯한 권근의 ‘춘일성남즉사’, 장지상의 ‘송인’ 등 조선시대 선비들의 한시(漢詩) 원본과 변 선생의 한글 번역시가 정갈하게 실려 있다.
변 선생은 후기에서 “작은 책을 낸다. 글 이래야 시조와 절구역, 도합 100수 남짓하고 평생 나루터를 찾아 헤매며, 이 양간도 산협을 누비고 있으니 미진시첩이라 했다. 한평생 글과 더불어 살아 왔으되, 현대 자유시에 환멸을 느껴 시조를 썼고, 한시를 짓지 못하여 절구역을 시도했다. 시에 율격을 되살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손바닥 크기의 앙증맞은 책은 선비의 도포 자락 또는 여자의 핸드백에 넣고 다니며 읽기 편한 사이즈다. 책 커버 역시 흰색에 가까운 미색 단색으로 깔끔하다.
버지니아 애난데일에서 2016년까지 고전강독 모임인 삼우반숙을 10여년 이끌었던 그는 웨스트버지니아주 무어필드에 있는 자택 미진재(迷津齋)에서 청빈낙도(淸貧樂道)의 삶을 추구하고 있다.
문의 (540)455-8409
wwbyun@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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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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