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긍정적 시장 전망 지배적
▶ 금리 인하 기대감 높아
▶ 심각한 침체 신호 없어
▶ 낙관론 우려 경고 많아

주식 시장이 부정적인 경제 지표보다 긍정적 전망에 대해 더 큰 기대를 하고 있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
실업률 상승, 소비자 심리 위축, 인플레이션 압박 등 부정적 경제 지표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증시는 불안한 경제 지표에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실업률은 오름세를 보이며 노동자들의 경기 전망은 수년 만에 가장 비관적인 수준으로 떨어졌다. 물가는 다시 꿈틀대고 있고,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도 확대되는 추세다. 소비자 심리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도입한 대중 관세의 향방이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 등 주요 경제 정책도 여전히 불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는 연일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 시장 기대 ‘부정 지표〈 긍정 전망’지난 12일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올해 들어만 약 12% 넘게 오르며 장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 부과를 처음 발표했던 지난 4월의 급락 이후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당시 일부 관세 조치는 이후 부분 철회되기도 했다.
지표는 부정적인데 주가는 왜 오를까? 일반 투자자는 물론 시장 관계자들도 궁금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식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경기 둔화보다 장기적 회복 가능성과 기업 실적에 더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주식 시장이 부정적인 각종 경제 지표보다 ‘긍정적 전망’에 대해 더 큰 기대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문 업체 뉴 센추리 어드바이저스의 클라우디아 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식시장은 경제 데이터를 자신들 나름대로 필터링하고 있으며, 앞으로 좋은 일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반면 가계는 같은 현실을 보고도 꽤 비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금리 인하 기대감↑전문가들은 악화되는 경제 지표 속에서도 주가가 오르는 배경으로 연준의 통화정책에 완화에 대한 기대를 꼽는다. 연준이 조만간 기준 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준은 그동안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로 인해 금리를 지나치게 내리는 데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최근의 물가 상승세도 이런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고율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준은 수년간 인플레이션을 연 2%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 고심해왔다. 하지만 지난 11일 발표된 최신 지표에 따르면, 미국의 연간 물가 상승률은 2.9%에 달했다. 연준의 기대와는 달리 물가가 여전히 잡히지 않고, 다시 꿈틀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늘 인플레이션 통제와 고용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노동시장 부진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연준이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심각한 침체 신호 없어금리 인하는 경제 전반의 차입 비용을 낮춰 기업들이 부채 부담을 완화하고, 일반 가계도 주택 구입이나 기타 소비를 위한 대출을 저렴한 이자율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 두 차례의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시장이 다소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심각한 경기 침체 신호는 아직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US뱅크 롭 하워스 수석 투자전략 책임자는 “시장에선 최근 경제 지표를 경기 침체의 전조라기보다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완만한 경제 지표’로 해석하고 있다”라며 “경제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금리 인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금리 인하 기대감 수혜주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부채에 크게 의존하는 산업 분야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금리 인하 수혜주로 꼽히는 주택 건설업계 대표적이다. 대형 주택건설 업체 DR 호튼과 레나 등 일부 업체의 주가는 지난달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형주 중심으로 금리에 민감한 러셀 2000 지수 역시 지난 한 달간 5%가량 뛰었다.
무엇보다 증시 상승세는 ‘인공지능’(AI)이 비즈니스 업계를 혁신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앞세운 대형 기술주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베어드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조르 메이필드 투자 전략가 로스 메이필드는 “AI 테마주의 강세가 기초 경제 지표보다 증시 성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AI 및 관련 업계는 모든 분야에서 호황을 맞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최근 AI 선도 기업 오픈AI와 3,000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발표한 오라클의 주가가 무려 약 22% 상승하며, 창립자 래리 앨리슨을 세계 최고 부자로 만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투자자 피터 틸이 공동 창업한 데이터 기업 팔란티어는 지난 1년간 주가가 4배로 뛰었다.
팔란티어는 대형 정부 조직과 공공 기관을 대상으로 AI 중심 사업구조 개편 서비스를 제공하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모기업 알파벳, 엔비디아 주가 역시 3월 증시 저점 이후 각각 50% 넘게 상승했다.
메이필드 투자 전략가는 “경제 지표에 따르면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지만, 기술 기업들은 적은 인력으로도 훨씬 많은 성과를 내고 있고, 이는 곧바로 기업의 수익과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과열 경고’도 잇따라주식 시장에 대한 낙관론이 지나치다는 우려도 있다. 대형 회계법인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의 주요 기술 혁신 때마다 거품이 발생한다”라며 기술주 과열 가능성을 경계했다. 만약, 연준이 투자자들의 기대보다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경우 시장이 실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 D.C. 소재 투자사 ‘파르, 밀러 앤 워싱턴’은 “현재 투자자들은 연준이 올해 안에 최대 5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연준은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라며 “투자자들이 연준의 실제 입장보다 훨씬 앞서 나가면서 이미 과대평가된 주식이 더 급등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연준은 지난 6월 회의에서 올해 말까지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으나, 이후 경제 지표가 크게 변해, 기대된 금리 인하가 불확실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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