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맹복원·미국 주도적 역할 ‘이구동성’…바이든 “동맹과 협력할때 최강”
▶ 트럼프 시대와 결별 의지…트럼프 “아메리카 퍼스트와 멀어지면 안 돼”
"미국이 돌아왔다. 다자주의와 외교가 돌아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6명의 외교안보팀 지명자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는 이같이 말했다.
그녀의 발언은 바이든 당선인과 새 안보팀이 공유한 생각을 관통하는 것이기도 하다.
바이든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동맹과 관계를 악화하고 미국의 안보 국익을 훼손했으며 국제사회 주도권을 약화했다는 인식 아래 폐기 대상으로 보고 있다.
또 '외교의 재활성화', '동맹의 복원'을 통해 미국의 주도권을 회복하고, 규칙 수용자가 아닌 설정자로서 국제무대의 상석에 다시 앉겠다는 것이 바이든의 구상이다. 이는 바이든 당선인이 즐겨 쓰는 "미국이 돌아왔다"는 구호로 요약된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당선인이 동맹들과 협력하겠다고 공언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와 국수주의 정책에서 멀어지겠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을 직접 비판하진 않았지만 저변에는 '트럼프 시대'와 결별하겠다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는 평가로 들린다.
이를 반영하듯 바이든 당선인은 물론 주요 지명자들도 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차별화하려는 듯 '바이든 시대'에 미국의 역할을 이구동성으로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자신의 안보팀에 대해 "미국은 동맹과 협력할 때 최강이라는 나의 핵심 신념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대선 승리 후 전 세계 지도자와 통화하면서 미국이 글로벌 리더의 역할을 다시 확고히 하길 얼마나 고대하는지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도 "우리는 미국의 동맹을 새롭게 하고 국가안보와 외교정책 조직을 재건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통하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는 전 세계 현안을 미국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다면서 각국과의 협력과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그는 "겸허함과 자신감을 동등하게 놓고 일을 진행하겠다"며 "미국은 지구상의 어떤 나라보다 우리 시대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다른 나라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는 "우리는 핵무기부터 테러까지 직면한 지속적 위협에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안팎에서 전례 없는 위기의 조합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안보를 다시 그려낼 것을 다짐했다.
토머스-그린필드는 전염병 대유행, 경제, 기후변화, 빈곤, 정의 등 국제적 도전과제를 열거한 뒤 "이들은 미국이 앞장서지 않으면 풀 수 없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 대응의 총책을 맡은 존 케리 대통령 기후특사 지명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다시 가입해야 하고 미국이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며 글로벌 협력을 강조했다.
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의 국장 지명을 받은 애브릴 헤인스는 권력에 진실을 말하는 것을 피하지 않는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며 불편한 말을 하더라도 바이든 당선인은 정보기관의 관점을 소중히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부를 밝히는 자리에서 자신을 발탁한 이를 향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인사권을 휘둘러 정보기관을 사유화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모습으로도 비친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이날 회견에 대해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로부터 변화를 약속했다"며 "미국이 국제사회 파트너들과 협력하기 위해 돌아왔음을 공언했다"고 평가했다.
AP통신도 "바이든은 '미국이 돌아왔다'고 선언하면서 트럼프 시대를 밀어내고 있다"며 "트럼프 재임 4년의 소란 후에 정상상태를 재개하려는 노력"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공화당에서는 안보팀 인선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톰 코튼 공화당 상원 의원은 바이든 당선인이 중국을 약하게 대할 인사들로 둘러싸였다고 지적했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 의원은 바이든 당선인의 지명자들이 "아이비리그 학교에 다녔고 이력서가 탄탄하다"며 "미국의 쇠퇴를 정중하고 질서 있게 돌보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수감사절을 이틀 앞두고 백악관에서 가진 칠면조 사면식 행사에서 미국을 안전하고 위대하게 유지하기 위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는 이들에 대한 감사를 표하며 "우리는 '아메리카 퍼스트'로부터 멀어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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