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스트지, 대표적 여성탄압국 사례 분석
▶ “여아낙태·성비왜곡 탓 솔로 남성폭력 증가”
▶ “조혼 부추기는 매매혼 탓 여성 넘어 미래인력에 악영향”

지난 6일 아프가니스탄 마자르이샤리프에서 시위하는 여성들. [로이터=사진제공]
여성을 억압하는 국가가 더 가난하고 불안정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1일(현지시간)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는 폭력적이고 불안정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라면서 "여성 억압은 세계 공동 안보를 위협한다는 힐러리 클린턴(전 미국 국무장관) 10년 전 발언을 입증하는 증거들이 늘어간다"라고 전했다.
미국 텍사스A&M대와 브리검영대 연구진이 만든 '부계/형제 증후군 지수'를 보면 이 지수가 높은 국가가 낮은 국가보다 불안정했다.
이 지수는 가족법이나 재산권상 여성에 대한 불평등한 처우, '민며느리제'식 결혼, 조혼, 매매혼, 다처제, 남아선호 등이 존재하는지와 여성에 가해지는 폭력에 대한 태도 등을 토대로 설계됐다.
남수단, 예멘, 소말리아, 탈레반이 장악하기 전 아프가니스탄, 나이지리아, 이라크, 파키스탄 등이 '부계/형제 증후군 지수'가 높았다.
이들 국가는 미국 비영리단체 평화기금과 포린폴리시가 책정하는 '취약국가지수'(FSI)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아 매우 불안정한 집단에 분류됐다.
한 국가가 불안정한 이유를 '여성이 억압받는 사실'만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둘 사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음은 분명하다.
예컨대 여아낙태로 성비가 왜곡되면 젊은 남성들이 '솔로'로 남겨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그러면 이들이 폭력 범죄를 저지르거나 반군에 가담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테러 조직인 이슬람국가(IS)나 보코하람이 조직원을 모집할 때 '전리품'으로 '아내들'을 얻을 수 있다고 홍보한다고 지적했다.
또 "인도 카슈미르 지역 폭동은 정치에서 기원했지만, 이 지역 성비가 인도에서 가장 왜곡됐다는 점에 영향받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컬럼비아대 레나 에드룬드 교수에 따르면 중국에서 여성 대비 남성의 비율이 1% 오르면 폭력 범죄와 재산범죄가 3.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시 신랑 쪽에서 신부 쪽으로 돈 등을 지급하는 매매혼은 조혼을 부추겨 문제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전 세계 국가 절반에 '신붓값' 또는 '지참금' 문화가 존재한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20~24세 여성 5%가 15세 이전에 결혼하고 19%가 18세가 되기 전 결혼한다.
이러한 조혼 때문에 여성의 학업 중단율이 높아지고 '건강하고 잘 교육받은 자녀'를 양육할 가능성은 작아진다.
조혼은 여성이 가정폭력에 대응할 수 있는 여지도 줄인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코노미스트는 가부장제가 쇠퇴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인 요소로 봤다.
또 도시화와 연금제도가 성차별적 문화를 쇠퇴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여성이 도시로 이주해 더 많은 소득을 올리면 여성의 목소리가 커지며 고령자들이 연금으로 생계를 자녀에 의지하지 않아도 되면 가부장제 논리가 약화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난 대표국가로 한국을 꼽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여성을 교육하고 조혼을 금지하는 일 등은 각국이 해야 할 일이긴 하지만 외부에서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서구 기부자들이 여성 교육을 강조하면서 여성 초등학교 취학률은 1970년 64%에서 현재 90%로 올랐고 조혼반대 운동으로 2000년 이후 50여개국이 혼인이 가능한 연령을 높였다"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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