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앙리 총리, 사건 직후 핵심 용의자와 통화”…기소·출국금지 요청
지난 7월 발생한 대통령 암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아이티 검찰이 현직 총리를 직접 겨냥하고 나섰다. 칼끝이 자신에게 향하자 총리는 담당 검사를 해임했다.
아이티 검찰은 14일(현지시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사건의 수사판사에게 아리엘 앙리 총리를 수사하고 기소할 것을 요청했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수도 포르토프랭스 검찰 수장인 베드포드 클로드는 "앙리 총리의 기소를 요청할 만한 충분한 요소들이 있다"며 아울러 이민당국에 총리의 출국금지도 요청했다.
클로드 검사는 앞서 지난 10일 앙리 총리가 이번 암살 사건의 용의자 중 한 명인 조제프 펠릭스 바디오와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총리에게 검찰 출석을 요청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법무부 직원 출신인 바디오는 지난 7월 7일 모이즈 대통령 암살 몇 시간 후인 새벽 4시 3분과 4시 20분 두 차례에 걸쳐 총 7분간 당시 총리 지명자였던 앙리와 통화했다.
통화 시점에 바디오는 대통령이 암살된 사저 부근에 있었으며, 앙리 총리는 포르토프랭스의 한 호텔에 있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아직 체포되지 않은 바디오는 정부 반부패 기구 등에서 일하다 지난 5월 해임된 인물로, 콜롬비아 수사당국은 그가 범행 사흘 전 콜롬비아 용병들에게 직접 암살 명령을 전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검찰의 기소 요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앙리 총리가 클로드 검사를 해임한 사실이 알려졌다.
총리는 서한을 통해 "심각한 행정상 과실들"로 클로드 검사를 해임한다고 밝혔다.
다만 AP통신은 이 서한이 13일자라고 보도해, 기소 요청과 해임 중 어느 것이 먼저 이뤄졌는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의사 출신으로 71세인 앙리 총리는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되기 이틀 전 새 총리로 지명했던 인물이다.
정식 취임 전에 모이즈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클로드 조제프 전 총리와 총리 자리를 두고 갈등했고, 이후 유엔 등 국제사회의 지지를 등에 업고 7월 20일 총리로 취임했다.
그는 오는 11월 대선에서 새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아이티 수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주 검찰의 출석 요청 이후 앙리 총리는 "혼란을 불러오고 정의 실현을 막으려는 이런 교란전술은 통하지 않는다"며 "끔찍한 암살사건을 기획하고 명령한 진범들은 반드시 밝혀져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총리의 부인에도 그가 대통령 암살 용의자와 어떤 식으로든 얽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건의 실체를 둘러싼 궁금증과 혼돈도 커지고 있다.
아이티 옴부즈맨사무소는 전날 총리가 당장 사퇴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카리브해 빈국 아이티에서 초유의 대통령 암살 사건이 발생한 후 지금까지 콜롬비아 전직 군인들과 아이티 경찰, 아이티계 미국인 등 44명의 용의자가 체포됐다.
그러나 누가 어떤 목적으로 대통령 암살을 기획하고 지시했는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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