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좁은 항공기 좌석 간격 이번엔 개선될까
▶ 간격 규제 규정 없어 항공사들 ‘엿장수 맘대로’…소비자 불만 쏟아지자 연방 항공청 개선 추진

좁아진 항공기 좌석 간격에 대한 승객 불만이 고조되자 연방 정부가 좌석 크기와 간격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안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로이터]
“난 체구가 그리 크지 않은 편으로 8사이즈 진바지와 10사이즈의 옷을 입는 체구이지만 몸이 조금만 더 불면 항공기를 타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샌호세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씨는 말했다. 그는 “좁아 터진 항공기 좌석 문제를 항공사에 떠맡긴다면 승객을 더 많이 태우기 위해 입석표라도 만들어 팔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 비좁은 항공기 좌석 문제가 이번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연방항공청(FAA)이 점차 비좁아지고 있는 항공기 좌석 간격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의견 수렴을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개선 작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LA타임스(LAT)는 연방항공청이 비좁아지고 있는 항공기 앞뒤 좌석 간격을 놓고 미국 승객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을 고려해 항공기 앞뒤 좌석 간격에 대한 기준안 마련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LAT에 따르면 FAA는 좁은 항공기 좌석에 대한 승객들의 불만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오는 11월1일까지 의견 수렴 작업을 진행한다. 온라인(www.regulations.gov/document/FAA-2022-1001-0001)과 우편으로 받고 있는 불만 건수는 현재까지 5,000여건에 달한다. 항공사가 제공하는 좌석 크기와 앞뒤 간격에 너무 좁아 발생하는 불만들이 대부분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FAA가 항공기 좌석 간격 문제를 해결에 나서게 된 것은 그만큼 문제의 심각성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사이에 항공사들은 기내 좌석의 간격을 크게 줄여 왔다. ‘피치’라고 불리는 좌석 앞뒤 사이의 간격은 35인치에서 31인치로 줄었다.
심지어 ‘스피릿항공’처럼 초저가 항공사의 경우 체구가 작은 사람들조차 비좁게 느낄 정도인 28인치까지로 좌석 간격을 당겨 놓은 상태다. 치열한 가격 경쟁에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항공사들이 한 줄이라도 더 많은 좌석을 끼워넣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작아지는 좌석과 달리 승객들의 체구는 더욱 커졌다. 1980년대 후반 이후 20세 이상 미국 남성의 평균 체중이 15파운드 늘었고 허리 사이즈 역시 2인치 이상 불었다. 20세 이상 미국 여성도 평균 체중이 16파운드, 허리 사이즈는 3인 이상 불었다. 가뜩이나 좁아진 좌석에 불어난 몸을 맡기기에는 버거운 상황이 된 것이다.
이같은 현상이 벌어진 데는 항공 좌석 크기와 간격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연방 교통부에 따르면 비상상황 발생시 90초 이내에 모든 승객이 기내를 탈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만 있을 뿐 좌석 크기와 간격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 이 규정은 1990년대 제정된 이후 한번도 손을 본 적이 없어 항공사 마음대로 좌석 수를 늘일 수 있는 근거가 되어 왔다
항공 승객 보호단체들은 신체 사이즈의 변화에다 각종 전자제품의 기내 사용으로 현재의 상황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90초 이내 기내 탈출은 쉽지 않다면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승무원 단체들도 좁은 좌석 간격으로 승객 사이에 분쟁이 자주 발생해 이에 대한 규정 마련을 촉구하고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항공업계는 현재 항공기 좌석 간격에는 연방 안전 기준에 부합하고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FAA가 좌석 크기와 간격에 대한 규정을 마련해 시행할 경우 저가항공사를 중심으로 줄어든 좌석에 대한 매출 하락을 상쇄하기 위해 항공료 인상 조치가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FAA의 규정안 마련 여부에 따라 승객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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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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