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원하는 모든 것 강행” 비난…줄어든 영향력 강화 시도인듯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로이터=사진제공]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선출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교체론을 들고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려 친(親)트럼프 인사인 매카시 하원의장 선출을 축하하는 동시에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끌어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매코널은 마치 더는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민주당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강행하고 있다"며 "1조7천억 달러(약 2천116조5천억 원)가 빠르게 승인된 지난 법안은 끔찍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의회의 2023 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안 처리에 불만을 표한 것이다.
하원은 당시 민주당이 다수당이어서 손쓸 도리가 없었지만, 상원은 공화당이 충분히 예산법안 처리를 막을 수 있었음에도 예산안 처리에 협조했다는 비난인 셈이다.
상원은 지난달 22일 이 예산안을 찬성 68표로 가결했다.
상원 전체 의석 100석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의석을 반분한 상태였지만 매코널 주도로 공화당에서도 찬성표가 대거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가 단 열흘만 더 버텼다면, 지금 공화당 의회는 그것을 더 잘 해낼 수 있었거나 부결시켰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매코널, 그와 함께 찬성 투표를 한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문제가 있다"며 "다음 경선에서 모두 다 몰아내자"고 했다.
공화당이 예산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고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점한 새 의회 출범 시까지 늦췄다면 공화당이 의회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는 얘기다.
트럼프의 이러한 반응은 매카시 하원의장이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공세를 예고한 반면 매코널 원내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의 협치 메시지에 호응하는 듯한 모습을 취하는 가운데 나와 특히 주목을 끌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매코널 원내대표 간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사이가 크게 나쁘지 않았던 매코널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 직후인 2021년 1·6 의사당 난입 사태 직후 '반(反)트럼프'로 변신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의사당 난입사태 이후 제기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투표 당시 찬성표를 던지진 않았지만, 트럼프 퇴임 이후 그의 행보를 비판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런 매코널 원내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했었다.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가 또 매코널 원내대표 교체론을 들고나온 것은 하원의장 선거에서의 역할로 공화당 내 존재감을 각인한 여세를 몰아 상원에서도 자신의 영향력을 재확인하고 나아가 확장하려는 의도가 없지 않아 보인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닷새간 15번의 투표를 거치며 가까스로 선출됐는데, 이 과정에 트럼프는 강경파 의원들에게 매카시 지지와 당내 결속을 당부하는 등 당내 반란표를 잠재우는 데 나름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또 11·8 중간선거에서의 공화당 부진에 대한 책임론 등으로 당내 영향력이 쪼그라들고 대중적 인기가 식어가는 가운데 정치적 입지 강화를 시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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