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욱 고려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아이를 낳지 못하는 원인은 남녀 모두에게 있을 수 있고, 원인 불명일 때가 15% 정도”라고 설명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해 애가 타는 부부가 늘고 있다. 만혼과 함께 늦은 출산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25만2,288명으로 2019년 23만802명, 2020년 22만8,382명 등에서 매년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경욱 고려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난임센터장)를 만났다. 이 교수는“여성은 배란이 잘 되지 않거나, 난관(卵管)이 막히거나, 자궁강 내 이상 등으로 인해 난임이 되기 쉽고, 남성의 경우 정자 생성에 문제가 있거나, 폐쇄성 무정자증이거나, 정자 운동성이 심하게 떨어졌거나, 정자 형태가 좋지 않거나, 선천성 잠복 고환 등으로 인해 난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임상적으로 난임 기준은.
부부 생활을 정상적으로 하면 1년 이내 80~90% 정도가 임신한다. 난임은 1년 이상 피임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적인 부부 생활을 하는 데도 임신되지 않을 때를 말한다. 35세 이상에서 6개월 이내 임신되지 않아도 난임으로 본다. 난임 원인은 다양하다. 남녀 모두에게 원인이 있을 수 있고, 원인 불명일 때가 15% 정도다.
-임신 가능성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빨리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의 경우 혈액 호르몬 검사, 부인과 초음파검사, 자궁 난관 조영술 등을 시행한다. 혈액 호르몬 검사를 통해 난포 성장과 배란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 상태를 파악하고 난소 기능을 평가할 수 있다.
초음파검사는 난소와 자궁 종양, 질환 유무를 확인하고, 자궁 난관 조영술은 자궁강 상태와 난관 막힘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시행할 수 있다. 필요하면 자궁경 검사를 시행해 자궁 내막 용종, 점막 하 근종, 자궁 내막 유착이나 자궁 선천성 기형 여부를 진단ㆍ치료할 수 있다.
남성 불임 요인으로 난임이라면 신체검사, 체모, 음낭, 고환, 부고환, 정관 상태를 우선 검사해야 한다. 신체검사 후 정액 검사로 무정자증이나 정자 기능 이상이 있으면 호르몬이나 유전자 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할 수 있다.
-난임 시술은 어떻게 진행되나.
난임 시술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인공수정(자궁강 내 정자 주입)과 시험관아기 시술(체외 수정 시술)이다. 인공수정의 경우 정액을 채취한 후 특수 배양액으로 처리해 운동성이 좋은 정자를 분리해 수정이 이루어지는 난관에 가까운 위치인 자궁강 안으로 직접 주입하는 시술이다.
인공수정은 자연적으로 한 달에 1개씩 배란되는 난자를 이용하는 자연 배란 주기에서 시술할 수 있고, 경구용 배란 유도제 및 과배란 주사를 사용해 여러 개 난자를 배란한 뒤 인공수정을 시도하는 과배란 인공수정이 있다. 인공수정은 최소한 한쪽 난관이 정상일 때 시도할 수 있다.
시험관아기 시술은 난자와 정자를 각각 채취해 체외에서 수정한 뒤 배아를 자궁 안으로 이식하는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개의 난포 성장을 촉진하는 배란 유도 주사제를 사용하는 ‘과배란 유도’가 필요하다. 그런 뒤 초음파검사로 난포 성장을 관찰해 성장이 충분하면 정맥 마취 상태에서 질식(窒息) 초음파를 이용해 주사침으로 난자를 채취한다. 난자를 채취하는 날 남편에게서 정자도 채취한다.
채취한 난자는 시험관 내에서 수시간 배양한 뒤 준비된 정자와 수정하고, 수정란을 배양해 세포분열이 잘 이뤄져 배아가 만들어지면 자궁 속에 이식해 착상을 유도한다. 배아가 자궁벽에 착상되면 임신이 되는 것이다.
-최근 가임력 보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결혼 연령과 출산 나이가 늦어지면서 가임력 보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임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난자 질(質)은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는데, 다양한 의학ㆍ환경적 이유로 임신에 대비해 건강한 난자를 동결 보존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