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육군 제2사단 소속 스토리 상병, 고향 조지아주서 뒤늦게 영면
▶ 미군 장성 “그는 미국의 영웅…미국은 영웅을 절대 잊지 않는다”
▶ 한미정상, 한국전 실종장병 유해발굴 의지 담은 성명 발표하기도
29일 남부 조지아주의 주도 애틀랜타에서 차를 타고 남동쪽으로 2시간 반 정도 달리자 앤더슨빌 국립묘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에 참전한 미군들이 묻힌 이곳은 이날 시골 같은 주변 분위기와 달리 인파로 북적였다.
조지아주 출신으로 한국전쟁에서 싸우다 숨진 루터 스토리 미 육군 상병의 유해가 73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육군 제2보병사단 9보병연대 1대대 알파중대 소속인 스토리 상병은 1950년 9월 1일 낙동강 전투에서 북한군에 포위될 위기에 처한 중대의 철수를 혼자 전방에 남아 엄호하다 전사했다.
미국 정부는 그의 전공을 인정해 1951년 6월 21일 부친에게 미국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전달했다.
하지만, 군 당국은 1956년 1월 16일 스토리 상병의 유해 수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다 계속된 한미 양국의 유해 발굴 노력 덕분에 73년 만에 스토리 상병의 신원을 확인해 지난 4월 6일 유족에 통보했다.
지난달 워싱턴DC에서 만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스토리 상병의 희생을 기리며 한국전쟁 당시 실종된 장병들을 끝까지 찾겠다는 의지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날 안장식은 운구 행렬이 행사장에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참석자들이 모두 일어나 예를 표했고, 미군 장례식에서 자원봉사하는 단체인 '패트리엇 가드 라이더스'(Patriot Guard Riders)가 성조기를 들고 의장대 역할을 했다.
스토리 상병의 누나 딸인 조카 주디 웨이드씨가 연단에 서서 참석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만약 루터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그는 '누구든 그런 상황에서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을텐데 난 아무나 그렇게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그러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아주방위군의 토마스 카르딘 소장은 추도사에서 스토리 상병을 "미국의 영웅"으로 칭하고 "오늘 이 자리는 미국이 영웅들을 절대 잊지 않는다는 것을 물리적으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카르딘 소장은 스토리 상병에게 수여한 명예훈장과 퍼플하트, 그리고 관을 감쌌던 성조기를 웨이드씨에게 전달했다.
안장식의 마무리로 군 헬기 2대가 행사장 상공을 비행했다.
미국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29일)에 열린 안장식에는 어림잡아 500여명이 참석했다. 지역 주민 외에도 베트남 참전용사와 한국에서 복무한 군 출신들이 눈에 띄었다.
한국 정부를 대표해서는 주미대사관의 이창규 해군무관이 참석했다.
제2보병사단 원사로 군 생활을 마쳤고, 2013년 의정부 캠프레드클라우드에서 복무했다는 앤드루 스파노(58)씨와 1970년대 중후반 비무장지대(DMZ)에서 상병으로 복무한 카멜로 로드리게스(65)씨는 플로리다주에서 4시간 운전해서 왔다고 소개했다.
스파노씨는 연합뉴스 기자에게 "스토리 상병은 제2보병사단의 구성원이다. 우리는 그의 희생을 기리고 그와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기 위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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