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날 서산서 국내 첫 발생…하루 만에 평택·당진·서산서 추가 확진
▶ 한 총리 “초동방역 만전” 농림축산식품부에 긴급 지시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Lumpy Skin Disease)이 발생한 지 이틀째인 21일(이하 한국시간) 네 번째 확진 사례가 나왔다.
방역 당국은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하고 방역에 나서고 있다.
◇ 2019년부터 아시아로 확산…서산 한우농장서 국내 첫 발생
국내에서 소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가 처음 나온 것은 지난 20일이다.
19일 충남 서산의 한 한우 농장주는 피부병변이 있고 식욕이 부진한 소를 발견해 수의사에게 알렸고, 수의사는 해당 농장을 찾아 소 네 마리에서 피부 병변을 확인했다.
이어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정밀검사를 한 결과 이 소들이 럼피스킨병임을 20일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농식품부는 럼피스킨병 확산 방지를 위해 해당 농장에 초동 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파견해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 40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럼피스킨병은 모기 등 흡혈 곤충에 의해 소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고열과 지름 2∼5㎝의 피부 결절(단단한 혹)이 나타난다.
또 우유 생산량이 줄고, 소의 유산, 불임 등도 나타나 확산할 경우 농장의 경제적 피해가 크기 때문에 국내에서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폐사율은 10% 이하로 알려졌다.
1929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발생한 럼피스킨병은 2013년부터 동유럽·러시아 등으로 확산했으며, 2019년부터는 아시아 국가로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 하루 만에 확진 네 건으로 늘어…경기서도 확진
첫 발생 이튿날인 21일 경기 평택과 충남 당진·서산에서 확진 사례가 잇따랐다.
전날 평택의 한 젖소농장에서 식욕부진 증상을 보이는 젖소를 진료하던 수의사가 럼피스킨병이 의심된다며 방역 당국에 신고했다.
해당 농장에서 채취한 시료가 이날 최종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국내 두 번째 소 럼피스킨병 확진이 나왔다.
이 농장에서 사육 중인 젖소 92마리는 이날 중으로 살처분될 예정이다.
당진의 한우농장에서는 세 번째 확진 사례가 나왔다.
전날 수의사가 이 농장의 소 5마리에서 피부 결절과 식욕부진 등이 보인다며 방역 당국에 신고했다.
이어 서산의 젖소농장에서도 추가 확진 판정이 나왔다. 이로써 국내 사례는 네 건으로 늘었다.
이 젖소농장은 첫 발생 농가에서 반경 3㎞ 이내에 있으며, 젖소 140여 마리를 키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경기도 김포의 축산 농가에서 의심 신고가 들어와 정밀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 위기 경보 '심각' 격상…백신 접종도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방자치단체 등과 긴밀히 협력해 긴급행동지침에 따른 발생농장 사육 소 살처분, 이동통제, 검사·소독 등 초동 방역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앞서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방역에 나섰다.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전날 농림축산식품부, 행정안전부, 농림축산검역본부 등 관계기관, 지방자치단체와 회의를 열고 위기 경보를 상향 조정했다.
럼피스킨병 위기 경보는 주변국에서 발생했을 때는 '관심', 국내에서 의심 사례가 발생했을 때는 '주의', 국내에서 발생이 확인된 경우 '심각'으로 각각 조정된다.
중수본은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파견해 럼피스킨병 발생 농장의 출입을 통제하고 긴급 방역을 하고 있다.
농장 간 전파를 막기 위해 48시간 동안 전국 소 농장과 도축장, 사료 농장 등 축산 관계시설 종사자와 차량에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농식품부는 럼피스킨병 발생 농장 10㎞ 이내 방역대에서 사육 중인 소에 대해 백신 접종을 추진한다.
지역별로 보면 충남에서는 소 2만여 마리, 경기에서는 3만3천여 마리에 접종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가에서는 살충제 살포 등 구충 작업, 농장과 주변 소독을 실시해 달라"며 "의심축을 발견하면 즉시 가축방역관에게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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