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내 증시 폭락은 역대 최고·최저 기록을 쏟아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당시를 넘어선 수준이다.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 하락폭은 234.64포인트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공포가 극에 달했던 2020년 3월 19일 마이너스(-)133.56포인트였던 종전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역사상 코스피 하락폭이 200포인트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중엔 289.23포인트까지 떨어지며 이전 장중 기록(2011년 8월 9일, -184.77포인트)을 넘었다.
종가 기준 하락률(-8.77%)은 2020년 3월 19일(-8.39%)과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10월 16일(-9.44%) 사이에 위치해 역대 5위에 올랐다. 역대 최대 코스피 하락률 기록은 미국 9·11 테러 다음 날인 2001년 9월 12일(-12.03%)이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1,997조7,450억 원으로 올해 1월 22일 이후 196일 만에 시총 2,000조 원 선이 깨졌다. 이날 하루 만에 증발한 시총은 무려 192조 원으로, 기존 역대 최고 기록(2020년 3월 19일, 약 -90조 원)을 2배 이상 넘겼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약 43조 원이 증발하면서 양 시장 합쳐 총 235조 원가량이 사라졌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0.3% 급락한 7만1,400원에 마감해 시총이 48조9,500억 원 증발했다. 시총 2위 SK하이닉스는 9.87% 하락했고, 기아(-10.08%), 현대차(-8.2%) 등도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1,437개(코스피 432개, 코스닥 1,005개)로, 전체 종목(2,699개) 중 절반 이상이다.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이 1,000개를 넘은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충격에 시장이 반응한 2022년 9월 28일 이후 약 2년 만이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종가(779.33) 대비 88.05포인트(-11.3%) 내린 691.28까지 밀렸다. 코로나19 공포로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한 2020년 3월 19일(-11.71%)과 9·11 테러(2001년 9월 12일, -11.59%), IT버블 붕괴(2000년 4월 17일, -11.4%)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날 양대 시장에서는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 효력 정지)를 넘어 증시 안정 ‘최후 수단’인 서킷브레이커(주식매매 일시 정지)까지 발동됐다. 코스피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사상 6번째, 코스닥시장에선 10번째다. 특히 두 시장에서 동시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미국 등 주요국 증시가 폭락한 2020년 3월 13·19일에 이어 역대 세 번째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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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주현·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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