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AI (Artificial Intelligent)가 화제다. 2025년에는 세상이 얼마나 변할까? AI 발전 범위를 짐작조차 할 수 없으니 궁금하고, 조금은 두렵기도 하다.
AF(Artificial Friend, 인공 친구) 에 대하여 쓴 소설이 있다.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가 2017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은 후 처음 내놓은 장편소설 <클라라와 태양>이다.
소설의 화자인 클라라는 AI 로봇 소녀이다.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매장에 와서 마음에 드는 로봇 친구를 사 간다. AF를 살 수 없는 아이들은 외롭다. 신형인 B3에 밀린 클라라는 매장 안에 제일 좋은 자리는 가끔 빼앗기지만 창문으로 들어 온 햇살에 에너지를 얻는다. 사람의 모습과 감정을 관찰하는 데 누구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는 그녀는 어느 날 ‘세일’ 표를 달고 쇼윈도 앞에 서게 됐다. 클라라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한다. 저녁 무렵에 밖을 내다보니 거지와 개 한 마리가 추위와 굶주림에 죽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아침에 상점 셔터가 올라가니 태양의 힘으로 그들이 살아나는 것을 봤다. 클라라는 태양이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신형을 마다하고 클라라를 집으로 데려간 아이 이름은 조시이다. 몸이 불편하여 일상생활에 무리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클라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가면서 조시를 돕고 서로 우정을 쌓아 간다.
로봇 친구를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어도 인간의 삶은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 경쟁은 극도로 심해져서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특별히 ‘향상’되야 하며, 그들만의 그룹에 껴야 한다. 조시의 어머니는 가정 학습으로 향상된 조시를 만들려 애썼으나 조시는 병을 얻었다. 이미 첫딸을 잃은 어머니는 둘째 딸인 조시도 세상을 떠날까 봐 걱정한다. 어머니는 ‘인간 지능을 탑재한, 인간 모형의 기계가 정밀한 훈련을 통하여 인간과 같은 모습과 정서를 가지고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한다. 인간의 마음은 여러 개의 방이 있는 것과 같아서, 방을 하나하나 탐색해 나가다 보면 결국 한 인간을 알게 되고 로봇을 같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그녀의 이런 시도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인간의 마음은 방 속에 방이 있는 것과 같다. 그 방 안에 있는 또 다른 방... 그렇게 계속 들어가면 도달하지 못하는 곳이 있을 수 있다. 인간 내면에는 닿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을 거라는 주장도 있다.
조시의 어머니는 클라라를 조시같이 만들어 평생 사랑할 거라며, 클라라를 가르치고 훈련한다.
조시의 병은 깊어지고,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며 향상되지 못한 이웃 친구 릭이 조시의 친구가 되고 도우러 온다. 클라라는 조시를 살리기 위하여, 해가 좋아하는 일을 할 테니 도와 달라고 빈다. 공해 배출하는 기계를 없애겠으니 조시를 낫게 해달라고 한다. 기계는 부수지 못했지만 클라라의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져 조시는 회복되고 대학에 입학하여 집을 떠난다. 클라라는 야적장에 있다. 배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노력해도 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고 생각하며 마지막을 기다린다.
이 소설의 이야기는 기계가 아무리 발달해도 사람을 대치할 수는 없다는 뜻으로 나는 이해했다. 태양(자연)에 의하여만 사람은 힘과 치유를 얻는다는 의미는 아닐까? 최소한 그것이 작가가 담으려 했던 메시지라고 짐작한다.
인간의 마음은 복잡하지만, 한계가 있다!, 없다! 하는 논쟁은 계속될 것 같다, 기계의 놀라운 발전에 막연히 불안해하면서도, 말 안 해도 내 감정을 알아주는 로봇 친구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빠르게 변하고 있는 세상 속에서 혼란스럽기만 하다.
한 영 회장은 서울대학교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도미, 현재 재미수필가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한국수필’을 통해 문학에 등단, 미주 PEN 문학상, 재미수필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하지 못한 말’‘살아있는 것들의 소리’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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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 재미수필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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