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채홍 고대안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 고령이나 수술 어려운 부위 암세포 고선량 방사선 정밀 집중 조사 수술
▶ 1년 무재발 생존율 1.8배 높아져

고대안산병원에서 만난 방사선종양학과 임채홍 교수가 방사선 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대안산병원 제공]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이암이 있으면 6개월을 넘기기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암세포가 혈액을 타고 다른 부위에‘씨앗’처럼 퍼진 상태이기 때문에 수술로 제거해도 다시 재발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작은 전이만 있어도 4기 암으로 분류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예요.”
고대안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임채홍 교수는 이러한 기준에 대해 “전이암은 회복이 어렵다는 고전적인 인식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사례”라고 말했다. 전이암의 경우, 암 병기를 구분하는 기준이 최근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임 교수는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전이 병소가 3~5개 이하로 적은 ‘희소전이’ 상태라면 방사선 수술로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17일 경기 안산 소재 고대안산병원에서 만난 그는 “치료 효과가 좋은 면역항암제와 방사선 수술을 병행할 경우 초기 전이암 환자의 장기 생존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사선 수술은 암 조직에 고선량의 방사선을 정밀하게 집중 조사해 단기간 내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법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방사선 치료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알려진 건 완화적 치료예요. 방사선을 조사해 암세포의 성장 등을 억제하는 거죠. 두 번째는 보조 치료입니다. 대표적으로 유방암에서 유방 보존술 후 방사선 치료를 하면 유방을 완전히 절제한 것과 유사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마지막은 완치 목적의 치료로 방사선 수술입니다. 초기 폐암의 경우 외과 수술과 방사선 수술의 효과가 거의 비슷하고, 간암 초기에도 고주파열치료술과 치료 효과가 유사합니다.
-방사선 수술이 환자에게 더 적합한 경우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환자가 고령이거나 폐 기능이 좋지 않아 수술이 부담스러운 환자 또는 암세포가 수술이 어려운 위치에 있다면 방사선 수술이 더 적합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큰 혈관에 붙어 있는 종양은 수술이 불가능할 수 있지만, 방사선은 암세포의 위치와 관계없이 치료가 가능합니다. 폐암의 경우 주기관지(폐로 공기가 들어가는 중심통로) 근처에 종양이 있으면 물리적 수술로는 한쪽 폐 전체를 제거해야 해요. 반면 방사선 수술은 해당 부위만 치료해 폐를 보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에요.
-방사선 수술은 모든 암에 다 적용 가능한가요.이론적으론 모든 암에 사용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폐암과 간암, 전립선암, 췌장암, 뇌종양 등에서 주로 쓰입니다. 보통 암의 1, 2기까지 방사선 수술이 외과 수술과 비슷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어요.
-희소전이 치료에는 어떤가요.
과거에는 희소전이여도 일단 암세포가 퍼진 상태이기 때문에 전이된 부분에 대한 국소치료 효과가 없다고 여겼어요. 하지만 기술이 점차 발전해 고선량의 방사선을 정밀하게 조사하는 게 가능해지면서 최근엔 치료효과가 입증되고 있습니다. 실제 방사선 수술 등 방사선 치료를 병행한 희소전이 환자군의 생존기간 중위값은 33.6개월이었으나, 항암제 등 고전적인 방법만 쓴 치료군에선 중위값이 15개월에 불과했어요.
-희소전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겠습니다.이번에 메타분석을 한 20개의 연구는 면역항암제, 표적항암제가 적용되지 않은 연구들이에요. 암 치료 효과가 좋은 면역항암제, 표적항암제와 함께 방사선 수술을 병행하면 더욱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전이된 환자를 볼 때 ‘내년에 다시 뵙기 어렵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상황이 많이 바뀐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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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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