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여년 전 발생 절도혐의 7개월형과 관련된 듯”

필리핀계 막시모 론도니오(가운데)가 부인 및 딸과 함께 자신이 구금됐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미국 영주권을 가지고 있는 필리핀계 40대 남성이 시택공항에서 입국 심사 도중 체포돼 두달 만에 풀려난 뒤 억류상황을 공개했다.
필리핀계 영주권자 막시모 론도니오(42)는 지난 5월 15일 가족과 함께 필리핀 여행에서 돌아오던 중 시택공항에서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에 의해 별도 심사에 불려간 뒤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구금됐다.
그는 타코마에 위치한 서북미이민구치센터에 2개월 가까이 수감돼 있다 지난 주 석방됐다.
론도니오의 구금 소식은 미국 항공우주노조(IAM)와 필리핀 이주민 단체인 탕골 미그란테 네트워크 워싱턴지부의 적극적인 석방 요구로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론도니오가 20여년 전 청년 시절 발생한 비폭력 범죄 전과 때문에 구금된 것으로 보고 있다.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법원 기록에 따르면 그는 2002년 절도 혐의로 유죄를 인정하고 7개월형을 선고받아 복역한 뒤 보호관찰까지 모두 마쳤다.
필리핀에서 12살에 미국으로 이주해 영주권을 취득한 론도니오는 현재 올림피아 인근 레이시의 제조업체에서 일하며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세 딸과 아내는 모두 미국 시민권자이며, 론도니오는 친정 가족을 돕기 위해 정기적으로 송금도 해왔다.
그는 과거에도 공항 입국 심사에서 간혹 추가 검사를 받은 적이 있지만, 20분을 넘긴 적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구금 직후 독방에 거의 한 달간 감금돼 있어 정신적 고통이 컸다고 털어놨다. “나는 동물처럼 작은 방에 갇혀 있었다. 감옥에 있는 기분이었다”고 그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론도니오의 아내 크리스털은 기자회견에서 “그는 우리 가족의 버팀목이고 아이들의 힘”이라며 “그의 억류 기간 동안 영사관의 지원이 거의 없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가족과 지지자들은 샌프란시스코 주재 필리핀 총영사관이 론도니오 사건에 무관심했고, 독방 수감 시기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론도니오는 지난 11일 구치소 앞에서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석방됐다. 다음 날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그는 “모든 지지와 응원에 감사드린다. 우리가 해냈다”고 말했다. 그의 사건은 지난 18일 이민판사에 의해 짧은 심리 끝에 기각됐다.
미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복귀한 이후 이민 단속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최근 ICE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구금된 이민자 중 72%는 범죄 전력이 없으며, 과거 범죄 전력이 있어도 수십 년 전 범죄로 영주권자마저 구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론도니오와 유사한 사례로는 워싱턴대(UW) 연구실 기술자인 르웰린 딕슨의 사례가 있다. 딕슨은 25년 전 은행 자금 횡령 전과가 있음에도 필리핀 여행 후 입국 과정에서 체포됐다가 지난 5월 29일 석방됐다. 이민자 권익단체 측은 “수년간 문제없이 미국과 필리핀을 오간 이들이 갑자기 위협 대상으로 전환된 것 자체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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