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꼭 알아야 할 법률 상식과 궁금증 풀이 - 가정법
최근 불임 치료를 위해 시험관 수정을 선택하는 부부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의학 기술의 발달로 수정란(배아)을 체외에서 만들어 보관해 두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자녀 계획을 조절하거나 나중을 대비해 배아를 냉동 보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정란, 배아(embryo)는 아버지의 정자와 어머니의 난자가 만나서 새로운 생명이 시작되는 가장 초기 단계의 존재를 말합니다. 보통 체외수정(IVF) 과정에서는 정자와 난자를 실험실에서 수정시킨 뒤, 몇 일간 세포가 분열하면서 발달하는 상태를 “배아”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부부가 이혼하거나 별거할 경우, 남아 있는 배아를 누구의 권리고,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종종 발생합니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미리 작성한 계약(불임센터 계약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지만, 법원은 배아의 특수성을 고려해 단순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2025년 버지니아 주 페어펙스 순회법원(Circuit Court) 판례 역시 이러한 사회적, 윤리적 논의 속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5년, 부부는 시험관 수정(IVF: In Vitro Fertilization)을 시작하며 불임센터와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 계약은 배아의 소유 및 통제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었고, 센터가 당사자 지시에 따를 수 없는 경우 수정되지 않은 배아는 기증하거나 폐기하기로 선택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부부는 별거에 들어갔고, 재산분할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남아 있는 두 개의 배아를 법원 명령이나 추가 합의가 있을 때까지 인출하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합의서는 2018년 11월 최종 이혼판결에 포함되었습니다. 이후 아내는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버지니아 주 법 §8.01-93에 근거해, 여러차례 배아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분할을 신청했습니다.
법원은 인간 배아는 매매되거나 평가될 수 있는 동산(goods or chattels)이 아니므로, 동산 분할을 규정한 버지니아 주 법 §8.01-93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해당 조문은 “동산을 균등하게 분할할 수 없는 경우, 법원이 이를 매각하여 그 대금을 당사자의 권리에 따라 분배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부부의 불임센터 계약이나 합의서 어디에도 배아를 법원의 분할 대상 동산으로 본다는 규정은 없었습니다.
법원은 “인간 배아는 분할 가능한 자산과 달리, 독특한 생물학적 존재”라며, 이를 분할하려면 한 측에 한 개씩 배정하는 방식밖에 없는데 이는 공평한 분할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매각 명령은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도 버지니아에서 허용될 수 없음을 명확히 하고, 따분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번 판례는 인간 배아를 재산처럼 나누거나 팔 수 없는 존재로 본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부부가 재산분할 합의서에 배아 관련 조항을 넣었지만, 법원은 “배아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고 특별한 생명적 존재”라며 재산분할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쉽게 말해, 집이나 예금처럼 둘로 나눌 수 있는 재산은 법원이 분할할 수 있지만, 인간 배아는 그런 방식으로 다룰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문의 (703)593-9246
<
김민지 / 변호사 Prosper Law PLLC 대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